[건강]임부 13명의 이런저런 임신이야기

  • 입력 2002년 8월 27일 17시 19분


“남편이 오일과 튼살방지크림으로 마사지해줘서 그런지 뱃살이 전혀 트지 않았어요.” “성생활은….” 태교 미용 출산계획에 대해 당당하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는 임신부들.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남편이 오일과 튼살방지크림으로 마사지해줘서 그런지 뱃살이 전혀 트지 않았어요.” “성생활은….” 태교 미용 출산계획에 대해 당당하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는 임신부들.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자연스러운 것이 고급스럽죠.’

자연주의가 임신 출산의 영역에서까지 핫 트렌드로 떠올랐다. 자연분만과 모유 수유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 여기저기서 물려받은 펑퍼짐한 임부복으로 터질듯한 몸매를 가리는 데 급급했던 임산부 패션도 한물간 얘기다. 고급스러운 임부복, 요가, 자연성 화장품, 남편의 마사지 등으로 대변되는 요즘 임신부들의 출산계획, 태교, 미용, 성생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신 5∼8개월째인 임부 13명이 ‘서울 국제 임신·출산·육아용품 전시회’가 열린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비즈니스룸에 모였다. 이들은 전시회 기간 중 임부복 브랜드 에프이스토리 패션쇼의 모델로 무대에 섰다.》

▼“남편에게 날마다 배 마사지 받아요”▼

-제왕절개라뇨? 말도 안돼요. 당연히 자연분만을 해야죠. 출산은 아기와 산모 모두가 함께 느끼는 과정이잖아요.

(참석자들은 가능하다면 자연분만을 원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르봐이예 분만’(자연분만의 한 방법)으로 낳을 거예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받는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주고 싶어요.

(르봐이예 분만은 산모의 고통뿐 아니라 태아를 배려하는 출산법. 분만실의 조명을 어둡게 해 아기가 태어난 직후 안정감을 주고, 탯줄도 엄마 배 위에 5분 정도 엎어두었다가 탯줄 박동이 그친 뒤 자른다.)

-모유를 10개월 이상 먹일 거예요. 아기에게 엄마의 사랑을 듬뿍 줄 수 있잖아요. 모유를 먹이면 출산 후 살도 금방 빠진대요.

-전업주부니까 가능한 얘기일 거예요. 아쉽지만 출산을 앞두고 직장을 그만둘 예정이에요. 모유를 먹일 직장 여건이 안 돼 있잖아요.

-대책없이 살찐 뒤 아기 낳고 살빼는 것은 옛날 얘기예요. 임신 때부터 꾸준히 관리해야 돼요. 전 1주일에 3번씩 임신부 기체조를 하고 있어요. 몸이 유연해지고, 살도 덜 찌는 것 같아 상쾌해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1주일에 한번씩 임신부 요가를 배워요. 출산 후에는 돈이 들더라도 체형관리업체의 집중 관리를 받아 몸매를 바로잡을 생각이에요.

-천사 같은 아기를 낳으려면 태교가 중요하죠. 아기의 정서를 고려해 피아노를 배우고 있어요.

-구연동화를 배우고 있어요. 아기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대요.

-아무래도 자연성 화장품을 쓰게 돼요. 수입화장품 중에는 ‘임신부에게 안전’이라는 문구가 있는 제품에 손이 가요.

-고민도 있어요. 임신 7개월째인데 남편과 성생활을 거의 안 해요. 저도 귀찮지만, 남편 역시 제 불어난 몸매를 보고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눈치예요. 남편이 바람 피울까 은근히 걱정이 돼요.

-임신 개월별로 가능한 체위가 있잖아요. 의외로 다양하게 성생활을 할 수 있어요.

-임신 후 남편이 집안 살림을 도맡아해요. 요즘엔 안 그러면 남편들이 이혼당하기 십상이에요. (웃음)

-출산을 2개월밖에 남겨두지 않았는데도 남편이 오일과 튼살방지 크림으로 마사지해줘서 그런지 뱃살이 전혀 트지 않았어요.

(참석자 전원이 남편에게서 매일 배 마사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임신 중 산뜻한 화장과 의상으로 꾸준히 제 자신을 꾸몄더니, 임신으로 인한 피해의식과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물론 잠들기 전 태교동화를 읽어주는 남편의 협조가 큰 힘이 되죠.

▼올 가을 임부복 트렌드…남성적 실루엣 믹스해 편안함 강조▼

최근 외출복으로 손색없는 정장스타일의 임부복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실제 임신 5∼8개월째인 임부 13명이 직접 모델로 나선 임부복 브랜드 에프이스토리의 ‘2002 가을 컬렉션’.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임부복의 고급화는 정장스타일의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

요즘 임신부들은 임신 자체를 애써 감추지는 않지만 누가 봐도 ‘임부복’을 알 수 있는 펑퍼짐한 옷을 거부하고 한결 멋스럽고 깔끔하게 보이도록 ‘임부복 같지 않은 임부복’을 찾기 때문.

정장 임부복 브랜드 ‘에프이스토리(Fe story)’의 송문선 기획이사는 “임부복의 기본은 A라인이지만 간결한 실루엣으로 된 H라인 원피스가 편안하면서도 슬림한 이미지를 연출한다”고 제안한다.

송 이사는 또 “배를 의식해 펑퍼짐한 옷만 고집하면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잃게 되므로, 니트 풀오버나 니트 원피스에 숄이나 카디건을 매치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당당해 보인다”고 말한다.

에프이스토리의 가을 컬렉션은 로맨틱한 여성적 분위기에 편안한 남성적 실루엣을 적절히 섞은 것이 특징. 무광택 실크와 시폰뿐 아니라 트렌디한 데님과 니트류 등 소재가 다양하다. 검은색 회색 아이보리 초콜릿 카키 녹색 등 가을 유행색을 기본으로 회색 골드 베이지 등이 액센트 컬러로 활용된다.

스커트의 경우 배부분에 저지를 덧대 배를 편안하게 감싸면서도 타이트라인으로 똑 떨어져 여유있는 라인의 재킷과 코디했을 경우 임부복으로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가격은 재킷 23만8000∼27만8000원, 바지 스커트 블라우스 13만8000∼19만8000원, 원피스 19만8000∼29만8000원, 니트류 13만8000∼17만8000원선.

임부복의 고급화는 전문 인터넷쇼핑몰의 아이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예전에는 원피스 일색이었으나 예스마미(www.yesmami.co.kr)는 명품스타일과 정장세트를 대폭 강화했고 아이마미(www.imommy.co.kr)는 바지정장을 많이 내놓고 있다.

임신 중 멋내기 요령은 고급소재의 검은색 바지와 스커트를 기본 아이템으로 갖추고 절제된 디자인의 니트와 셔츠, 스카프 등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좌담 참석자▽

고윤정(28·주부), 구경미(29·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김선미(28·통역사), 김신정(27·무용 교사), 김혜연(25·주부), 문현진(21·주부), 민경아(26·학원 강사), 성영민(31·광고대행사 직원), 안지영(25·주부), 우상희(28·국내 증권사 직원), 이선영(29·외국계 증권사 직원), 전미숙(30·고교 교사), 최은영씨(30·학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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