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인테리어]작은 ‘홈바’로 분위기 리모델링

  • 입력 2002년 8월 15일 16시 37분


사진제공 =LG데코빌
사진제공 =LG데코빌
은은한 불빛이 스며나오는 대저택 샹들리에 아래 마련된 귀족적인 분위기의 칵테일 코너. ‘홈 바(Home Bar)’라는 말을 들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파트와 빌라, 단독주택들도 리모델링을 하면서 홈 바를 채택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2평 이상 여유 공간만 있으면 홈 바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컨셉트가 비축된 데다, 삶의 여유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낳은 트렌드다.

홈 바는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 부부들의 바람, 사업파트너들을 집으로 초대하려는 남편들의 바람을 만족시켜 주기도 한다. 홈 바 제작 비용은 재료,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40평형대 실내에 어울리는 세련된 느낌의 홈 바는 500만원 안팎이면 만들 수 있다.이는 상판 재료로 인조대리석을 쓰고 하부 수납장이 없는 바(길이 너비 높이 300×40×90㎝)와 와인랙을 겸한 장식장(높이 210㎝)을 합한 가격이다.

서울 등지의 경우 집안에 홈 바가 주로 만들어지는 곳은 일단 경관 좋은 동네. 디자이너들은 한강 강변 남북쪽과 남산 등 산발치에 자리잡은 아파트, 단독주택 소유주들이 홈 바를 많이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취향에 따라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나 지하 오디오실 등 경관이 없어도 아늑한 기분이 드는 공간에도 홈 바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사진 오른쪽·66평형)에 사는 한 중년 부부는 2월 리모델링을 하면서 식당 옆에 홈 바를 만들었다. 무역업을 하는 남편이 바이어들을 초대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LG데코빌 디자이너 이주경씨는 “월넛과 화이트 컬러를 써서 현대적으로 만들려는 전체 컨셉트에 홈 바 디자인을 맞췄다”고 말했다. 바(bar)는 호두나무 무늬목으로 만들었다. 상판 재료로는 연두빛으로 작은 광채들이 반짝거리는 ‘에메랄드 펄’ 컬러의 천연 대리석을 썼다. 바로 위에는 3개의 펜던트 조명이 있다. “에메랄드 펄은 호텔 바 등에서 잘 쓰는 것이라 홈 바에 앉은 손님들에게 집에 있다는 느낌이 들지않게 만들 것”이라고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장식장은 화이트톤으로, 벽걸이 오디오(사진 왼쪽 장식장 옆 마름모꼴)는 실버톤으로, 벽걸이 에어컨은 메이플톤으로 골라 고급스러운 조화를 만들었다. 바 앞 창에는 통유리를 달아 칵테일을 나누면서 자동차 불빛이 만들어내는 야경(夜景)을 볼 수 있게 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거실과 주방사이에

전문 안무가인 김성일, 무용가 서미숙씨 부부가 서울 둔촌동 아파트(44평형)에 마련한 홈 바는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라는 느낌이다. 바깥 활동이 많은 부부는 올해 초 한샘과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디자인하우스에 의뢰해 이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주방과 거실 사이에 홈 바를 만들었다.

월넛 컬러를 쓴 바의 상판에는 1㎝ 두께의 유리판을 놓았다. 상판 한쪽에는 인덕션을 놓아 차를 끓일 수도 있다. 유리판의 벽쪽 부분에는 마른 꽃들을 넣어두었다. 부인 서씨는 “가을이 되면 들국화 등으로 색감을 달리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 아래쪽 하부 수납장은 와인을 넣을 수 있는 랙으로 제작됐다. 서울 을지로3가의 한국조명을 찾아 홈 바에 어울리는 특이한 디자인의 등을 매달았다. 유리로 만든 4단 장식장과 어울려 현대적이면서도 예쁘장한 느낌을 준다.

●지하실 개조 오디오실과 함께

지하 오디오룸에 홈 바를 마련한 경우다. 서울 방배동 빌라(64평형)에 사는 이 집의 주인은 1층에 사는 사람들에게 덤으로 주어진 지하 공간을 홈 바와 오디오실로 개조했다.

지하공간이지만 캐노피 처리된 창을 통해 햇살이 들어오는데다가 화이트톤으로 컬러를 입혀 밝게 꾸며졌다. LG데코빌 이수호 디자이너는 “바 상판에는 인조대리석을 깔아 오각형처럼 처리했으며 바의 모양에 맞춰 천장에도 같은 입체감을 주는 구조물을 만들어 공간을 풍성하게 보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천장 구조물에는 와인 글라스들을 매달 수 있도록 했으며 등받이 없는 이탈리아 알레시사의 바 전용 의자를 놓아 그럴듯한 바 분위기를 연출했다. 단 한 병의 와인만을 꽂을 수 있는 바 끝의 랙이 돋보인다.

●평소에는 식사테이블로

LG 데코빌 박태호 디자이너가 개조한 서울 홍제동 한 아파트(43평형)의 홈 바는 화려하면서도 세련됐다는 평을 듣는다. 홈 바 공간만 보면 휴양지 리조트에 마련된 바 같은 느낌이다.

이 아파트의 바는 보통 때는 식사테이블로 쓰인다. 그러나 밤에 친구들이나 사업파트너들을 불러들였을 경우에는 별도의 홈 바 공간으로 독특한 역할을 한다.

초록색 컬러를 과감하게 채용했으며 초록빛 천장 조명등 3개와 어울려 탈(脫) 일상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등과 등 사이에는 와인글라스 걸이를 만들었다. 벽에는 블랙 거울을 달았는데 거울의 위와 아랫부분에서 하늘색 불빛이 뿜어나오도록 해 독특한 느낌을 준다.

바의 한쪽 끝에는 기둥이자 장식장 역할을 하는 파티션을 만들어 홈 바가 별도 공간처럼 보이게 했다. 벽면을 이용해 와인 랙과 장식장을 만들어 공간 효용성도 높였다.

●식당옆 전망 좋은 창가에

서울 반포동 아파트(42평형)에 마련된 현대적인 분위기의 홈 바. 개조 당시 부인이 LG데코빌 주부 아카데미에 10주 동안 다니면서 리모델링에 대해 많이 공부해둔 상태였다.

홈 바를 마련한 공간은 식당 옆 창가. 창 밖에는 높이 15m 안팎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눈을 시원하게 했다. 가로 3.5m, 세로 1.2m 크기의 통유리를 달아 녹음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LG데코빌 이주경 디자이너는 “2층에 자리한 집이라 실내가 노출될 수 있어서 낮에는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반사필름으로 코팅했으며 차양으로 롤 스크린 2개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바 상판은 화이트톤의 인조대리석을 놓았다. 바 옆에는 다과 그릇 등을 넣는 3단 수납장과 와인 랙, 다용도 개방 수납장을 마련해 공간 이용의 경제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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