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사장 선임 성명서 파문 '2라운드'

  • 입력 2002년 7월 1일 17시 39분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위원장 정한수)이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 후보와 관련해 발표한 성명서 파문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홍사종 숙명여대 교수에 대해 ‘성 폭력사건으로 해임위기에 처해있는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던 세종문화회관 노조는 “24일자 성명에서 언급했던 홍 교수 관련 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로 확인돼 본의아니게 홍 교수와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특히 노조는 “음악평론가 A씨가 홍 교수가 성폭력 사건으로 해임위기에 처해있다는 얘기를 전하면서 자신을 사장으로 지원해주면 노조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그의 제보가 허위였음을 인정하며 노조가 진중한 과정을 무시하고 경솔하게 처신한데 대해 백배 천배 사죄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30일 A씨가 전화를 걸어와 허위사실을 유포했음을 시인했다”며 “A씨와 노조의 통화기록과 그가 소속된 음악평론가협회 성명서 등을 토대로 법적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28일 노조위원장과 만난 것은 사실이나 홍 교수를 비방하거나 사장으로 끌어달라고 말한 바 없다”며 “예술단체를 잘 운영해야 된다고 평론가로서 조언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장 직무 인수위는 지난달 28일경 신임 사장을 발표하려 했으나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인사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유력한 사장 후보 중 한사람으로 거론됐던 유인촌 유시어터 대표도 사장직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문화계 인사는 “지난달 30일로 3년 임기가 끝난 이종덕 전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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