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2002 베이징 국제도서전' 41개국 참가

  • 입력 2002년 6월 6일 23시 17분


'2002 베이징국제도서박람회'가 열린중국 베이징 시내의 '북경전람관'
'2002 베이징국제도서박람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 시내의 '북경전람관'
13억 중국의 출판 시장이 용트림을 하고 있다.

지난달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02 베이징국제도서전(BIBF)’은 중국 출판 시장의 급성장 추세를 알리는 자리. 86년 첫회 이래 격년제로 열렸던 베이징국제도서전은 그동안의 성장이 밑거름이 되어 올해 처음으로 연례 행사로 바뀌었다.

41개국 947개의 출판사가 참가해 2000년 8회때보다 10% 가까이 성장했으며 중국신문출판총서와 문화부, 교육부 등 여러개의 정부 부처가 주관할만큼 국가적 행사로 자리잡았다. 특히 미국의 맥그로힐, 프랑스의 갈리마르, 일본의 고단샤 등 해외 출판사들이 앞다투어 달려올 만큼 세계적인 책박람회로 떠올랐으며 이미 규모면에서 도쿄국제도서박람회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 도서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올해 ‘베이징국제도서전’은 지난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계기로 ‘저작권 무역(Copyright Trade)’을 주제로 내세워 저작권 보호 개념이 희박한 중국 출판계의 잘못된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 출판계의 참가는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주관아래 다섯번째로 올해는 2000년보다 참가 출판사수가 세배로 뛰어 29개사에 이르렀다. 전시 부스도 21개가 됐으며 1800종 3000여권의 책을 선보였다.

이중 중국 출판계의 관심을 끈 부문은 어린이교육 육아 리모델링 인테리어 및 컴퓨터 분야를 비롯한 기술 실용도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소개하거나 학술 서적 등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 출판인은 “중국인들은 한국의 아동학습서를 비롯해 IT관련 서적이나 인테리어 같은 실용 도서를 선호하며 과학이론 서적 등에 대해서는 서구의 것으로 눈을 돌린다”고 말했다.

한국 출판사들은 올해 167건(11억5000만원)의 저작권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300여건(20여억원)의 상담이 진행중이다. 거래가 이뤄진 책들은 ‘푸르넷 과학도감’(금성출판사) ‘수학동화’(웅진닷컴) ‘육아 24개월’(삼성출판사) ‘웹 & 프린트 내가 최고’(영진닷컴) 등.

그러나 중국 출판계의 불법 복제나 유통망의 미비 문제 등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 출판사들에게 가장 높은 벽이다. 규모있는 출판사들이 버젓이 해적판을 내기도 하는데다 개인이 운영하는 서점이 생긴 것이 불과 6년전이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의 파터 데이비슨씨는 “출판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아직 심하고 서점도 갓 민영화된 상황이어서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미래 수요를 겨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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