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초등학교 새내기 우리 아이 무슨 옷 입힐까?

  • 입력 2002년 2월 26일 15시 55분


하루종일 내복만 입고 방안에서 뒹굴던 아이들. 그러나 유치원,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매일 옷을 더럽혀 오는 아이를 내일 아침에는 또 무엇으로 갈아입혀 보낼 지 궁리하며 신경 쓰는 일과가 된다.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바쁜 부모들. 옷은 어떤 종류를 어떻게 준비해 두는 게 합리적일까?

#여자어린이의 기본 아이템

올해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입학하는 전소희(7) 재희(5) 자매의 엄마 김은영씨(36·서울 양천구 목동)는 “폴로스타일 티셔츠, 커다란 손수건, 청바지, 니트 카디건, 무릎 아래 길이까지 내려오는 치마, 모자가 없는 잠바”를 기본 아이템으로 꼽았다.

라운드넥 티셔츠는 쌀쌀한 초봄에는 위에 무언가 한 벌을 더 갖춰 입혀야 할 것처럼 자칫 썰렁한 느낌을 주지만 폴로스타일 티셔츠는 그 위에 잠바 한 벌을 입히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치마를 입힐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치마길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품이 넉넉한 면 재질의 치마가 아이에게 편하다.

“폭이 넓은 손수건은 아이들에게 스카프 대용품입니다. 바람 부는 날에는 한번 목에 감아주는 것만으로도 보온효과가 커요. 아동복 매장에서도 살 수 있지만, 엄마 손수건 중 색상이 밝은 것을 둘러주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남자 어린이의 기본 아이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치원이(7) 와 3학년이 되는 상원이(9) 형제를 기르는 아빠 최우정씨(36·교육과 사람 대표이사·서울 강남구 삼성동)는 “폴로스타일 티셔츠, 카디건, 기본스타일의 재킷, 고무벨트로 허리선이 처리된 바지, 평상복인지 운동복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 트레이닝복”을 기본 아이템으로 꼽았다.

“재킷은 보통 입학식날 하루 입히는 실용성 없는 아이템으로 생각하지만 저는 아주 두루 입힙니다. 남자아이들은 상의로 재킷을 입히면 하의는 청바지, 면바지 무엇을 입히든 격식을 갖춘 것으로 보이거든요. 결혼식장같은 곳에 데려갈 때 좋아요.”

최사장은 고무줄바지 예찬론자. 가능하면 허리둘레 뒷부분만이라도 고무줄 처리가 된 것을 고르라고 권한다.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고무줄 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얇은 천의 경우는 직접 고무줄을 넣거나 세탁소에 맡겨 폭이 넓은 고무벨트를 덧댄다. 트레이닝복은 편한 소재이긴 하지만 자칫 집에서 입던 실내복처럼 보일 수 있어 소매나 바지 밑단이 고무줄 처리 되지 않은 것을 고른다.

#옷은 아이에게 제2의 피부

옷 매장에서는 색상, 디자인만 눈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옷과 신발이 아이가 입고 벗기 편한지, 바람 일교차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적절히 아이를 보호해 주는지이다.

멜빵바지는 보기에 귀엽지만 유치원에 가서 엄마 도움 없이 제 힘으로 바지를 입고 벗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힘겨운 아이템이다. 힙합바지도 허리사이즈가 엉덩이에 걸릴 만큼은 돼야 속옷이 드러나지 않는다. 가슴 높이까지만 지퍼가 달린 반 오픈 스타일의 잠바는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는 맞지만 유치원생에게는 불편하다. 입고 벗기의 편의성 때문이다. 봄철 바지로는 면 스판 합성 소재가 많은데 너무 다리에 붙는 스타일은 남녀 공용으로 입히기에는 적절치 않다.

품이 넉넉한 치마디자인으로는 주름스커트나 랩 스커트가 꼽힌다

신발은 운동화든 구두든 굽이 높지 않은 것이 좋다. 통굽이라도 마찬가지. 땅을 밟는 느낌이 확실해야 어른들만큼 걷기가 민첩하지 않은 아이들이 돌출물에 걸려서 넘어지거나 걸음걸이가 나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색상은 베이지, 네이비블루, 회색 등을 기본 겉옷 색깔로 갖고 있으면 노랑, 흰색, 분홍, 오렌지색, 빨강 등 어떤 색과도 어울려 입히기가 편하다.

#언제 어디서 사야?

백화점을 이용한다면 성수기가 막 끝날 무렵의 세일을 놓치지 않는 게 좋다. 예컨대 봄옷은 여름 신상품이 나오기 직전인 3월말∼4월초 세일에 사도 이듬해는 물론이고 해당 시즌에도 한동안 입힐 수 있다. 특히 백화점 기획상설 할인매장들에는 원단 바느질이 좋은 유명브랜드의 아동복이 대폭 할인된 가격에 나오므로 평소에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의 어린이 매장은 백화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다양한 디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장점. 서울 동대문의 두산타워 2층 , 밀리오레 지하 1층 등에 아동복매장이 집중돼 있다. “꼭 맞는 옷을 입히고 싶을 때는 재래식 시장에서 값싸고 질 좋은 옷을, 코트 잠 등 여러해를 두고 입힐 옷은 백화점 세일 때 넉넉한 치수의 옷을 사서 입힌 뒤 동생이나 이웃에 물려준다”는 노하우를 제시하는 부모들이 많다.

최근 엄마들 사이의 유행은 인터넷으로 폴로 갭 게스 자카디 등 미국이나 유럽의 아동복들을 직접 주문해서 사 입히는 것. 한글서비스를 하는 인터넷 검색엔진 창에 ‘수입아동복’을 입력하면 현지에서 물건을 사서 부쳐 주거나 수입해서 오프라인 매장 없이 판매하는 10여개 이상의 업체 정보가 뜬다. 프랑스 이탈리아의 아동복을 수입 판매하는 보그밤비니(www.voguebambini.co.kr) 의 명경수 사장은 인터넷 이용시 △사이즈나 색상에 대한 판단이 쉽게 서지 않을 때는 반드시 전화로 문의해서 미심쩍은 부분들을 꼼꼼히 질문할 것 △반품요구에 대한 답변 등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는지를 확인할 것 △제품 하자가 없고 사이즈만 교환할 때는 소비자가 배송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큰 치수를 사는 것이 현명하며 △색상 중에는 특히 흰색, 아이보리가 화면에서 보던 것과 실제상품 간의 차이가 큰 것에 유의할 것 등을 조언했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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