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품을 말한다]현대사 풍자 '프레스토-마르고 닳도록'

  • 입력 2002년 2월 15일 19시 04분


고 안익태 선생의 애국가 저작권료를 받기 위해 스페인 마피아가 마르고 닳도록 우리 나라의 대통령을 찾아오지만 결국은 실패한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연극 프레스토-마르고 닳도록 을 국립극장에서 보았다. 이미 2000년에 한번 무대에 오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대통령과 한국 현대사를 풍자한 무대는 단연 돋보였다.

특히 최근의 이상우 연출의 특징인 최소화한 무대, 빠른 장면 전환, 일인 다역의 재미 등이 총집합되어 변화무쌍 한 즐거움을 선사했던 것 같다. 1970년대 심수봉의 그 때 그 사람 부터 1980년대 조용필의 단발머리 , 1990년대 성진우의 포기하지마 , 2000년 서태지의 울트라 매니아 에 이르기까지 시대 상황과 음악을 접목한 부분도 독특한 느낌이었다.

공연을 보면서 떠올린 엉뚱한 생각이 하나 있다면, 지난 번 초연 때 마지막 장면이 남북 통일이 되어 애국가가 바뀐다는 설정이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되 거기에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 (?)에 대해 연설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미국 대통령도 곧 온다는데…(이번 공연에서는 마피아 대부의 2세가 등장하여 복수를 다짐하며 끝난다).

어쨌든 평소 존경하던 이상우 선생이 연출한 프레스토… 를 보면서 유쾌하면서도 무언가 가슴에 남는 의미있는 작품이어서 좋았다. 특히 연기자는 물론 무대 조명 의상 등 전 스태프의 완벽한 호흡이 매력적인 공연이었다.

박광정(배우, 극단 파크 대표)

▣공연정보

- 2월 17일까지 평일 오후 7시 주말 오후 4시

-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 오영수 김재건 김종구, 이상직 등 출연, 이상우 연출

- 1만∼ 2만원

- 02-2274-35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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