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가 미국 은행에 계좌 정보 변경을 요청했다가 본인 확인 절차에 막혀 전화를 끊긴 일화가 공개됐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교황 레오 14세가 미국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가 본인 확인 절차에 막혀 통화를 종료당한 일화가 공개됐다. 세계 10억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교황도 일상적인 행정 절차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의 한 가톨릭 신자 모임에서 톰 매카시 신부가 이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매카시 신부는 레오 14세 교황과 오랜 친분이 있는 인물이다.
매카시 신부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바티칸에서 교황으로 선출된 뒤 약 두 달이 지나 미국 고향 은행에 전화를 걸었다. 교황은 본명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를 밝히고, 계좌에 등록된 전화번호와 주소를 바꾸고 싶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고객센터 직원이 요구한 보안 질문에도 차례로 답했다. 하지만 직원은 이 정도로는 본인 확인이 충분하지 않다며 직접 은행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교황은 난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교황은 “그건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안 질문에는 모두 답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직원이 규정상 어렵다며 사과하자, 교황은 다른 방식으로 입증하려 했다. 그는 “제가 교황 레오라고 말씀드리면 달라질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은행 직원은 전화를 끊었다.
매카시 신부가 이 사연을 소개하자 모임에 참석한 신자들은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시 신부는 이후 이메일을 통해 해당 일화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일화는 교황도 평범한 일상의 절차와 규정 앞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3년 선출 직후 직접 호텔 숙박비를 계산하고 자신의 짐을 챙긴 일화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이 행동은 성직자들에게 겸손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미국 일리노이주 돌턴 출신이다. 돌턴은 시카고 외곽에 있는 작은 교외 지역이다. 그는 페루에서 주교로 활동했고, 이후 바티칸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뒤 교황으로 선출됐다.
매카시 신부는 1980년대 시카고에서 레오 교황을 처음 만났으며, 이후에도 오랜 친분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바티칸 대변인은 은행 통화 일화에 대한 NYT의 확인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계좌 정보 변경 문제는 결국 다른 신부의 도움으로 해결됐다. 매카시 신부는 은행장과 인연이 있는 또 다른 신부가 개입하면서 일이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전화를 끊은 고객센터 직원의 이후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매카시 신부는 “자신이 ‘교황의 전화를 끊은 여성’으로 알려진다고 생각해 보라”며 농담 섞인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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