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故이균영교수 유작소설 '떠도는것들의 영원'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19분


불의의 교통사고로 45세에 세상을 뜬 고(故) 이균영 동덕여대 교수의 유작 ‘떠도는 것들의 영원’(문학사상사)이 출간됐다.

이 작품은 고인이 타계하기 몇 달전 월간 ‘문학사상’에 분재된 것으로 5주기(11월21일)를 맞아 단행본으로 정리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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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생전에 소설 ‘어두운 기억의 저편’으로 최연소 나이(33세)에 이상문학상을 받은뒤 본격 학술서인 ‘신간회 연구’로 단재학술상을 받아 문단에서는 촉망받는 작가로, 역사학계에서는 열정적인 국사학자로 평가받았다. 두 분야를 아우른 고인은 ‘역사와 문학의 미학적 만남’을 추구한 독특한 작품세계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유작에서는 주인공인 사보 기자와 대학생과 역사학 교수 등의 중국 여행을 빌어서 역사의식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권성우 교수(동덕여대)의 평처럼 “역사적 감각과 다양한 역사적 지식이 문학과 만나 형성되는 섬세한 풍경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옌볜 조선족의 생활이 스치는 가운데 김일성의 무장 항일투쟁 같은 미묘한 사안을 두고 진보적 학생과 보수적 교수가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 때마다 작가는 관조적이면서 냉철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어느 한 쪽에도 편향되지 않는 객관적 입장을 견지한다.

이런 주인공의 모습에서 학문적 엄정함에 각별했던 고인의 생전 모습을 연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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