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美, 생약성분 '콜레스틴' 의약품 논쟁 가열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37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본사를 둔 건강보조식품회사 파마넥스가 미 식품의약청(FDA)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자사 제품이 ‘건강보조식품’이냐 ‘의약품’이냐를 놓고 재판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파마넥스는 최근 미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에서 열린 제 2회 식물생약학회를 후원하면서 생약성분을 활용한 건강제품의 가능성을 널리 홍보했다. 이 학회에 참석한 이들이 학회장 밖에서 화제로 올린 것은 단연 이 회사가 개발한 ‘콜레스틴’(사진)이란 제품을 둘러싼 FDA와 파마넥스와의 법정 투쟁이었다.

이 제품은 9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의대에서 성인 83명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8주간 콜레스틴을 투여하고 다른 집단에는 가짜약을 투여한 결과 콜레스틴을 투여한 집단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저하되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콜레스틴은 붉은 효모를 쌀에서 발효시킨 홍국(紅麴)을 주 성분으로 한다. 콜레스테롤 억제 효능을 가진 것은 홍국이 혈중 유해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할 수 있는 ‘모나콜린 K’라는 성분을 갖고 있기 때문. 이 성분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로바스타틴과 거의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 FDA는 이 때문에 콜레스틴을 의약품으로 규정, 유통 등에 제한을 가하려 했다. 그러나 파마넥스사는 건강보조식품이 의약품 보다 유통에 편한 점 등 때문에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99년 2월 미 연방판사는 ‘콜레스틴의 주성분이 천연에서 얻어진 것이고 수 세기 동안 사용된 중국 전통의학을 재현한 것’이라며 파마넥스사의 손을 들어 줬다.

하지만 FDA의 항소로 작년 7월 열린 항소심에서는 ‘건강보조식품과 의약품의 범위가 모호한 현실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FDA의 손을 들어 줬다.

현재 파마넥스와 FDA의 싸움은 연방대법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마넥스의 조셉 창 사장은 이에 대해 “FDA가 의약품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콜레스틴이 가진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를 증명해준 것”이라면서도 어디까지나 건강보조식품으로 개발된 것임을 강조했다. 콜레스틴을 복용하는 사람은 대개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240㎖/㎗로 정상치보다 약간 높은 경우다. 반면 대부분의 콜레스테롤 치료제는 수치가 240 이상인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프로보(미국)〓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