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수도권대와 지방대, 국립대와 사립대의 교수 1인당 연구비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3일 발표한 ‘2000년도 전국 4년제 대학 연구비 현황’에 따르면 전국 193개 4년제 대학의 총 연구비는 1999년보다 2569억원 늘어난 1조156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구비 현황〓대학 자체 연구비는 8.2%인 957억원에 불과하고 정부나 민간기관이 지원하는 외부 연구비가 1조612억원으로 91.8%였다. 전체 연구비는 98년 6000억원에 불과했으나 99년에는 9000억원, 2000년 1조원을 돌파했다.
대학별 연구비는 서울대가 1485억원으로 1위였으며 한국과학기술원(834억원) 연세대(605억원) 포항공대(575억원) 고려대(469억원) 성균관대(426억원) 한양대(397억원) 전남대(363억원) 경북대(335억원) 부산대(246억원)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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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대의 연구비 총액은 5734억원으로 대학 전체 연구비의 약 50%였다. 서울대는 단독으로 전체의 12.8%를 차지했다.
연구비 총액을 전체 교수 수로 나눈 교수 1인당 연구비는 평균 2610만원이었다. 광주과학기술원(2억9800만원) 포항공대(2억7200만원) 한국과학기술원(2억2700만원)이 2억원이 넘어 차례로 1∼3위를 차지했고 4위인 서울대는 9995만원으로 이들 대학에 비해 뚝 떨어졌다.
수도권 70개대의 연구비는 5720억원, 지방 123개대는 5849억원으로 총액은 비슷하지만 교수 1인당 연구비는 수도권 3070만원, 지방이 2280만원으로 80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또 국공립대 교수 1인당 연구비는 3006만원, 사립대는 2395만원으로 국립대 교수가 600만원 정도 많았다.
대학 자체 연구비는 연세대(57억원) 전남대(55억원) 서울대(49억원) 등의 순이었고 교외 연구비는 서울대(1437억원) 한국과학기술원(824억원) 포항공대(557억원) 등의 순이었다.
▽외국 대학의 연구비〓연구비 총액은 미국 존스홉킨스대(5억9700만달러)와 하버드대(4억100만달러)를 합친 것과 비슷했다. 미국의 스탠퍼드 펜실베이니아대도 4억달러가 넘고 코넬 예일 컬럼비아 MIT대 등도 3억달러를 넘는다.
이들 대학은 매년 4∼14%씩 연구비를 늘리고 있다. 펜실베이니아(44.2%) 스탠퍼드(31.6%) 컬럼비아대(32.3%) 등은 연구비가 최근 5년간 30% 이상 늘었다. 연구비 차이는 학문 연구 성과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연구비 편중의 원인〓‘두뇌한국(BK)21’ 사업 등을 계기로 격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주요 대학이 연구비 수주를 독차지하고 있어 ‘부익부 빈익빈’이란 지적도 있다. 우수 교수진과 대학원생, 연구시설이 좋은 유명 대학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공대 한국과기원 광주과기원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거나 과학기술부의 집중 지원을 받기 때문에 다른 대학과 단순히 비교하기 어렵다.
이번 현황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자연계와 인문계의 격차도 크다. 인기 학문에만 외부의 연구비 지원이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대 한민구(韓民九·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자연계는 대학원생 연구비 지급과 연구기자재 도입 등 연구 원가가 높아 인문계와 총액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