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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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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관람객 300만명이 넘는, 한국의 대표적 생활사박물관인 국립민속박물관의 유물 소장 현황이 얼마나 열악한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따라 국립민속박물관의 유물 수집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유물은 현재 2만2000여점. 국립중앙박물관 13만5000여점, 일본의 역사민속박물관 14만여점, 일본의 민족학박물관 22만여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 전시장 전시물의 51.8%가 모조품 복제품으로 채워져 있는 상황이다.
특별전을 기획해도 외부 유물에 의존하는 비율이 평균 90%이다보니 민속박물관측은 다른 기관이나 개인 소장가에게 유물을 빌려오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
최근 들어 특히 민족 생활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목가구 장신구 등 구체적 삶을 보여주는 유물을 확보해야 하고 또한 폭증하는 국제교류전에 대비해 진품 유물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물관 관계자들의 말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시급히 수집해야 할 생활민속 유물은 약 1200여점. 그러나 2000년 유물구입비는 3억3000만원. 좋은 유물 10점 정도 밖에 살 수 없는 돈이다.
이와 함께 유물 구입의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백년전 민속유물만을 구입할 것이 아니라 최근의 생활용품도 수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극단적으로 말해 2, 3년에 한번씩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이런 저런 생활용품을 구입해야 한다. 10년, 50년이 지나면 그것들이 바로 소중한 문화재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스미소니언박물관도 2년에 한번씩 그 당시의 생활용품을 수집한다.
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지금의 100년은 과거의 2000년보다 더 빨리 지나간다. 서둘러 20세기 생활용품을 수집해야 하고, 이런 일이야말로 국립민속박물관이 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