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홍역백신 안전한가…예방접종후 일부 중학생들 구토

  • 입력 2001년 6월 8일 19시 00분


《전국의 초중고교 학생 516만명을 대상으로 홍역 일제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 학생들이 잇따라 집단 이상반응을 보여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를 실시중인 국립보건원은 “부작용이 심하지 않고 백신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므로 안심하고 접종해도 된다”고 밝혔다.》

▽잇단 이상반응〓경기 남양주시 진건중학교 학생 1100여명이 7일 오전 9시반부터 예방접종을 하다가 이 중 25명이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호소해 접종이 중단됐다.

이 가운데 15명은 인근 의료기관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곧바로 귀가했으나 나머지는 증상이 심해 경희의료원과 한양대 구리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 중이다.

지난달 29일 부산 사하구 감천여중에서도 학생 14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

해당 학생과 학부모들은 “백신을 맞은 뒤 어지럼증과 함께 부분적인 신체마비,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며 “백신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국립보건원은 해당 학생들의 체온과 맥박, 또 백신을 보관한 냉장시설의 온도기록지 등은 정상이었으며 같은 백신을 접종한 다른 학교에서는 이상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은 이런 점을 들어 학생들이 접종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긴장하다 집단적으로 비정상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예방접종은 지난달 21일 시작돼 이달 말까지 계속되는데 현재 접종대상 516만명 중 270만명이 접종을 마쳤다. 홍역환자는 지난달 초 하루평균 140여명씩 발생했으나 집단접종이 시작된 뒤 이달 들어 하루 10명 미만으로 줄었다.

▽백신은 안전한가〓일제 접종에 사용중인 백신은 인도 SII사 제품으로 홍역과 풍진을 예방하는 MR백신이다. 인도가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납품한 것을 우리 정부가 구입했다.

이 백신의 안전성은 세계보건기구(WHO)와 UNICEF가 인정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다시 확인했다.

세계적으로 8000만명이 SII사 백신으로 접종했는데 100만명당 1, 2명에게서 발열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목숨을 잃는 등 심각한 증상은 없었다는 것.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백신의 유통 및 보관 과정에서 변질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번 국내 예방접종에 대해 자문에 응해 온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8일 “특정 학교에서만 부작용이 생긴 점으로 미뤄 백신 자체의 문제보다는 학생들이 긴장하면서 생긴 집단적인 히스테리 증상으로 보인다”고 보건원에 알려왔다.

이에 따라 보건원은 예방접종을 예정대로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접종 전에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학생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하도록 하고 접종 후 30분간은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토록 각 보건소에 시달했다.

국립보건원 이종구(李鍾求) 방역과장은 “극히 일부에게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만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데다 만약 접종을 하지 않고 홍역에 걸렸을 경우 훨씬 더 위험하므로 불안해하지 말고 접종하라”고 당부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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