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겨울캠프]자연속에서 놀며 배우자

  • 입력 2000년 12월 10일 23시 05분


◆ 방학 앞두고 동심 '손짓'

김지연양(11·경기 고양시 낙민초교 4년)은 방학이 다가오자 소백산 자락에 있는 ‘어린이 서당’을 찾을 생각에 가슴이 설레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에 일주일 동안 붓글씨를 쓰고 큰절도 배우며 친구를 사귄 김양은 겨울방학에도 이 곳에 갈 생각이다.

김양은 “한복을 입은 훈장 선생님에게 한자를 배우고 큰절과 젓가락질을 배운 거랑 새 친구들과 줄다리기한 것 모두가 생생하다”면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니까 조금은 무섭고 불편했지만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이 다가왔다. 다양한 어린이캠프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쌓기 좋은 시간이다. 자칫 게을러지기 쉬운 방학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단체생활을 통해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

▽어떤 게 있고, 가면 무엇을 하나〓자연과 더불어 시골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환경캠프와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예절캠프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철학과 별자리 관측, 발표력 증진 등 분야별로 특화된 주제를 내세운 전문캠프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자연학교는 대부분 굴렁쇠굴리기와 썰매타기 소달구지타기 구슬치기 토끼몰이 등 ‘추억 속의 놀이’를 제공한다. 또 잠시 떨어져 지내면서 느낀 소감과 다짐을 적어 부모님에게 편지를 쓰게 하는 시간도 빼놓지 않는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마을의 산골아이들 놀이학교의 프로그램에는 군불때기와 5일장 구경이 들어 있고 강원 횡성군의 다물 겨울계절학교는 썰매 만들어 타기와 동식물의 겨울나기 관찰을 한다. 자유학교 물꼬에서는 연극놀이와 그림놀이를 위주로 한 캠프도 운영한다.

예절교육의 명소로 떠오른 ‘지리산 청학동’(경남 하동군 청학면)을 포함해 한문과 예절교육을 함께 실시하는 ‘서당캠프’도 인기다. ‘댕기도령’으로 알려진 김봉곤 훈장(33)이 지도하는 몽양당 예절학교와 율곡, 댕기서당 등에서는 사자소학(四子小學) 등 한문교육과 판소리, 명상, 절하는 법 등 전통 예절교육을 실시한다. 토끼몰이와 화롯불에 밤 구워먹기 등 시골문화 체험도 곁들여진다.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 내 근화원에서 열리는 예절과학캠프에서는 한복입기, 전통차, 민속놀이, 민속공예 등 전통문화 배우기와 더불어 천체를 관측하고 실험도 하는 과학교육도 이뤄진다.

과학캠프에서는 모형항공기와 모형로켓을 직접 제작하거나 천체를 관측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경기 여주군 강천면 세종천문대에서 실시하는 우주과학스키캠프는 천체 관측과 더불어 스키 강습도 한다. 철학캠프(어린이철학연구소 주관)에서는 수학 문제풀이 대신 소크라테스식 대화와 토론 수업 및 수학자의 생애를 담은 연극 공연, 게임 등을 실시한다. 자신감과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 발표와 토론, 모노드라마 등으로 구성한 인성캠프(인성스쿨 주관)도 있다.

▽선택 요령과 주의사항〓먼저 자녀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함께 의논한 뒤 캠프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알차고 그럴듯해도 자녀가 관심이 없으면 효과를 얻기 힘들다. 프로그램의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물론이고 주제에 맞게 여러 차례 캠프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곳을 고르는 게 좋다. 자연학교의 경우 일회성으로 운영하는 캠프보다는 평소 관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온 단체가 좋다. 지도교사 1명당 10명 정도 관리하는 게 적당하다.

캠프의 안정성도 중요한 부분. 여행자보험과 상해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는지, 응급처치 요령 등 교사들의 안전교육 여부도 살펴보는 게 좋다. 자녀의 체력과 성격을 고려해 5일 이상의 캠프를 보낼 때는 취침 습관 등을 조언하고 적응훈련을 해두는 게 좋다.

상설 대안학교인 다물자연학교 김영식(金永植)교장은 “흔히 놀이와 학습을 구분하지만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함께 뛰놀며 자기도 모르게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면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저절로 협동심과 자립심을 키울 수 있는 게 캠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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