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채림 "연기 혹평 이젠 다~아 극복했어요"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48분


“주소는?”

“채림 쩜 하이홈 쩜 컴!” (chaelim.hihome.com)

“뭔 쩜?”

채림이 특유의 깜찍한 모습으로 ‘∼쩜∼쩜’하고 외치는 어느 인터넷업체의 CF.

올 초 이 CF를 찍으면서 채림은 비로소 컴맹을 탈출해 사이버공간에 ‘집’도 짓고 인터넷도 본격적으로 배웠다. 그 결과는?

“…연예인은 인터넷을 아예 안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인터넷이 익숙해지자마자 자신에 대한 기사와 글부터 검색해봤다고 했다.

‘겉돌고 있는 채림의 연기’ ‘여전히 연기력 부족’ ‘어설픔의 극치’….

어쨌든 그 후로 그는 최근까지 인터뷰를 피했다. 11월 초 자신이 주연이었던 MBC 특집극 ‘에어포스’ 시사회에도 불참하자 “채림이 대인공포증에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

하지만 SBS 미니시리즈 ‘여자만세’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는 생글생글 웃는 ‘바로 그 채림’이었다. 통통하던 볼 살도 조금 빠지고 훨씬 예뻐진 듯 했다.

“그 때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그냥 싫고 두려웠어요.”

왜 그 동안 인터뷰를 피했냐는 질문에 그는 “모두들 공격적으로 느껴져서”라고 했다.

‘공격적’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는 “하지도 않은 인터뷰가 나가기도 하고….연기에 대한 평도 나에게 상처가 많이 됐고…” 하더니 “이젠 다∼아 극복했어요”라며 금새 상큼한 미소를 날린다.

요즘은 인터넷은 안하고 E메일만 체크한다. 그의 아이디는 ‘anet3028’. 좋아하는 외국배우 아네트 베닝의 이름에서 따왔다.

“저는 귀여운 이미지를 좋아하거든요. 카메론 디아즈나 멕 라이언은 그저 귀엽다는 느낌만 들지만 아네트 베닝은 귀여우면서도 지적으로 보여요.”

수많은 젊은 여자 연예인이 있음에도 ‘발랄함과 깜찍함’은 여전히 채림을 위한 이미지다. 드라마 ‘카이스트’부터 ‘사랑해 당신을’ ‘이브의 모든 것’ 그리고 지금 출연중인 ‘여자만세’, 그리고 숱한 CF에서도.

“변신이요? 하고 싶죠. 하지만 아직은 제 나이에 맞는 신세대 역할이 제일 좋아요. 그 나이에서만 느껴질 수 있는 감수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올해 스물하나. 연기생활은 6년째다. TV 데뷔작은 MBC 일요 아침드라마 ‘짝’. 그후 그는 고2때 특집극 ‘딸의 선택’에서 고교생 미혼모역을 완벽하게 소화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지금까지도 많은 PD들이 채림의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딸의 선택’에서의 연기를 빼놓지 않는다.

“철부지가 철부지 연기를 한 거죠. 요즘은 함께 출연중인 (채)시라언니한테 많이 배워요. 둘이서 대사를 치다가도 언니가 연기하는 걸 보면 제 대사를 까먹는 걸요.”

식사를 하며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부지런히 고기도 집어먹고 된장찌개에 밥을 쓱쓱 비벼 맛있게 먹었다. 잘 먹고, 하루에 서너시간이라도 푹 자는 것이 건강 비결이라고 했다.

옆에서 보니 귀에서 뺨쪽으로 꼭 남자 구렛나루마냥 털이 보송보송 나 있었다.

“온 몸에 털이 많아서 제 별명이 고릴라예요.”

화제가 외모에 옮아간 김에 요즘 PC통신과 ‘여자만세’ 게시판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채림이 갑자기 예뻐졌다’는 이야기를 슬쩍 꺼냈다.

“눈이 커졌다고 인터넷에서 난리던데….”

“전에는 제가 눈화장을 직접 했는데요, 이젠 메이크업 담당을 따로 두면서 화장법이 바뀌었어요.”

그럼, 연애를 해서 예뻐졌나?

“이 나이에 연애를 안하면 언제 해요? 남들 하는 평범한 일상을 경험해야 연기도 잘하죠”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듯 싶더니 정작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어, 제가 언제 남자친구 있다고 했나요” 하며 깜찍하게 웃어넘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