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중고교 기초한자 첫 변경…1800자중 44자 바꿔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8분


중고교의 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조정된다.

교육부는 23일 중학교용 900자와 고등학교용 900자 등 1800자로 구성된 교육용 기초한자 가운데 44자를 바꾸는 조정안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1학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조정 내용〓교육용 기초한자는 72년 8월 1800자가 제정된 뒤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99년 문화관광부가 ‘한자 병용’ 추진을 위해 교육부에 교육용 기초한자 조정을 요청해 1년5개월간의 검토 끝에 조정안이 마련됐다.

중학교용 900자에서는 硯(연) 貳(이) 壹(일) 楓(풍) 등 4자가 제외되고 현행 고교용 한자인 李(이) 朴(박) 革(혁) 舌(설) 등 4자가 포함됐다.

고교용은 기존 40자를 제외하고 중학교용으로 내려간 4자를 포함해 모두 44자가 바뀐다.

제외된 한자는 게(憩) 과(戈) 담(潭) 등이며 새로 포함된 자는 걸(乞) 격(隔) 견(牽) 광(狂) 궤(軌) 재(宰) 탁(卓) 등이다.

▽조정 논란〓초등학교 정규 교과에 한자를 포함시키는 문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해 일단 보류됐고 교육용 기초 한자 수를 2000자로 늘리는 방안도 채택하지 않았다.

조정안은 사용 빈도 조사에 따른 문화관광부 연구안과 한국한문교육학회의 연구안을 종합해 한문교육용 기초한자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상홍 단국대교수)의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

그러나 壹(일) 貳(이) 弗(불) 洛(락) 熙(희) 등 금융거래나 명함 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자와 矛(모) 盾(순) 등 언어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글자가 제외돼 논란이 예상된다. 또 獵(렵) 隸(예) 竊(절) 등 어렵고 획수도 많은 한자가 채택되고 상대적으로 쉬운 한자가 많이 빠졌다.

교육부는 “어문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기존의 1800자 틀을 유지하고 중국 일본 등 한자문화권의 사용빈도도 고려했다”며 “연말까지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포함된 한자제외된 한자
乞(걸) 隔(격) 牽(견) 繫(계) 狂(광)
軌(궤) 糾(규) 塗(도) 屯(둔) 騰(등)
獵(렵) 隸(예) 僚(료) 侮(모) 冒(모)
伴(반) 覆(복) 誓(서) 逝(서) 攝(섭)
垂(수) 搜(수) 押(압) 躍(약) 閱(열)
擁(옹) 凝(응) 宰(재) 殿(전) 竊(절)
奏(주) 珠(주) 鑄(주) 震(진) 滯(체)
逮(체) 遞(체) 秒(초) 卓(탁) 誕(탄)
把(파) 偏(편) 嫌(혐) 衡(형)
憩(게) 戈(과) 瓜(과) 鷗(구) 閨(규)
濃(농) 潭(담) 桐(동) 洛(락) 爛(란)
藍(람) 朗(랑) 蠻(만) 矛(모) 沐(목)
栢(백) 汎(범) 弗(불) 膚(부) 酸(산)
森(삼) 盾(순) 升(승) 阿(아) 硯(연)
梧(오) 貳(이) 刃(인) 壹(일) 雌(자)
蠶(잠) 笛(적) 蹟(적) 滄(창) 悽(처)
稚(치) 琢(탁) 兎(토) 楓(풍) 弦(현)
灰(회) 喉(후) 噫(희) 熙(희)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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