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인화씨 "발레 대본 여섯번 퇴짜 맞았어요"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09분


‘영원한 제국’ ‘인간의 길’의 소설가 이인화가 6차례나 ‘퇴짜’를 맞은 창작 발레가 무대에 오른다.

25일 공연되는 ‘장선희발레단’의 ‘신시(神市) 21’은 이인화가 대본을 쓴 첫 발레 작품이다. 단군을 탄생시킨 환웅과 웅녀가 신화의 시대와 2000년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펼친다.

흥미로운 것은 단군신화에서 참을성이 없는 것으로 그려진 호랑이의 존재. 이 작품에서 호랑이는 남성으로 해석되면서 맥족의 왕자 호자(虎子)로 등장한다. 웅녀를 사이에 둔 환웅과 호자의 갈등이 수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이어진다.

이인화는 “단군신화를 그대로 재현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단군으로 상징되는 인간적 질서를 완성하는 여성 영웅 웅녀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안무자이자 웅녀역을 맡은 장선희교수(세종대 무용학과)는 “무용과 어울리지 않아 6차례나 대본 수정을 부탁했는 데 작가가 두말없이 대본을 고쳐 놀랐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힘있는 발레리노 황재원이 단군역을 맡았다. 이준규 김형남 등 출연.

국립무용단음악감독 원일(음악), 용인대 이태섭(무대미술),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의상) 등 스태프는 ‘드림 팀’.25, 26일 7시반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만∼5만원. 02―3408―328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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