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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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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첨단의 조화?’ 일부 수능 시험장에는 엿, 종이 눈가루, 색종이, 스프레이 등이 어김없이 등장하고 영화 제목 등을 연상시키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선보여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서울 경기여고 앞에는 ‘공동합격구역’ ‘수능 왕대박 터졌네요’ 등 광고 문구나 영화 제목을 연상시키는 플래카드나 피켓이 등장했고 서울 덕성여고 앞에는 광고를 패러디한 ‘대학을 다 가져라’라는 문구와 ‘잘 찍어라’라는 의미의 포크, ‘확 붙어라’라는 의미의 성냥을 그린 그림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신광여고생들은 오전 2시에 시험장에 나와 진입로 양쪽에 나란히 서서 선배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시험장을 향해 큰절을 올렸으며 이화여고 1,2학년 학생들은 응원을 마치면서 교문 밖에 일제히 무릎을 꿇고 앉아 ‘통성기도’를 올리기도.
○…이란에서 열리는 제32회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에 참가중인 김정우군(부평고) 등 축구선구 7명은 15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한국과 똑같은 시간인 오전 3시10분부터 오전 11시반(현지시간)까지 시험을 치른 뒤 곧바로 경기장으로 이동해 2시간만인 오후 1시반 파키스탄과 B조 예선 경기를 치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수험생 공식 흡연장 등장▼
○…서울 경기고에 수험생들을 위한 공식적인 ‘흡연장소’가 최초로 등장했다.
경기고(교장 민흥기·閔興基)는 시험장인 학생동 출입구 4곳에 물을 채운 커다란 휴지통을 비치하고 ‘흡연장소’라는 팻말을 붙여놓아 수험생들이 이곳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웠다.
그러나 3교시가 지나면서 일부 수험생은 교실 문을 나서자마자 담배를 꼬나 물어 실내외 할 것 없이 꽁초와 연기로 뒤덮였다. 물론 일부 재학생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민교장은 “비흡연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흡연자들에게 장소를 제공했다”면서 “흡연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을 제재하기보다 흡연 장소로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장애가 대학생이 되는데 장애물이 될 순 없다.’ 약시자 뇌성마비 등 지체장애 학생 시험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중에서는 약시자 47명과 뇌성마비 장애인 61명이 장애 특성별로 마련된 교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권용태씨(21) 등 뇌성마비 1급 장애인 3명은 별도로 마련된 시험실에서 감독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한 문제 한 문제 심혈을 기울여 답안을 작성.
특히 임민경양(19·삼육재활원)은 오른쪽 발가락에 연필을 끼우고 시험지에 답을 표시하면 감독교사가 이를 답안지에 적는 ‘족필 답안’을 작성.
한편 서울 종로고 신교동 선희학교에서는 청각장애인 95명이 시험을 치렀는데 이들은 언어영역 듣기시험 대신 문제를 읽고 답을 적었다.
○…일부 업체들은 ‘발빠른 상혼’을 발휘. 학습지 제작사인 C사는 서울 경기고 정문 앞에서 홍보 스티커가 부착된 초코파이를 수험생들에게 나눠줬다. 수험생을 격려하는 어깨띠를 두른 이 회사 사장은 “수도권 200여 곳 시험장에 10만개의 초코파이를 나눠줘 호응을 얻었다”며 희색이 만면.
애타는 학부모를 타깃으로 삼은 업체도 있었다. 즉석 원두커피 제조사인 S사는 자식을 들여보내고 서성거리는 학부모에게 커피를 접대했다.
▼최고령 65세-최연소 12세▼
○…올해 응시자 가운데 최고령자는 인문계에 지원해 부산 부산진고에서 시험을 치른 이대봉씨(만 65세 1개월)이고 최연소자는 인천 부평공고에서 시험을 보는 자연계 지원자 송지용군(만 12세 11개월).
<김준석·박윤철·이완배·김수경기자>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