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밸리 부동산시세]싼 임대로 찾아 외곽으로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27분


99년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던 서울벤처밸리의 사무실과 상가의 임대료 및 권리금이 벤처 경기 불황의 여파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벤처기업들이 싼 임대료를 찾아 서울 외곽과 경기 성남 안양 등지로 속속 이전하고 있지만 매물을 찾는 발걸음은 눈에 띄게 줄면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창조와 두나미스’에 따르면 서울벤처밸리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해 3월말 16.0%에서 1년만인 올 3월말 0.1%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말까지도 공실률은 0.5%에 머물렀다. 임대료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99년 3월말 평당 218만원에서 지난달 말 355만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그런데 이 달 초부터 상황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9월말까지만 해도 부동산중개업소에 사무실을 구하는 전화가 한 주에 평균 10여건 이상 됐으나 최근 들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오히려 임차인을 찾는 빌딩주인들의 전화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료도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중개업소 ‘한솔임대정보’의 배병철 사장은 “평당 500만원선에 임대료가 형성됐던 강남대로변 D빌딩의 경우 최근 450만원 정도에 재협상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터넷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 김희선 이사는 “최근 상황과 11∼12월 재임대계약이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벤처기업이 많이 입주한 100평 이하 소형 사무실을 중심으로 강남권 사무실의 임대료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동향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가의 경우 매물이 늘고 권리금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역삼역 주변에 위치한 한 음식점의 경우 권리금이 10% 가량 떨어졌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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