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강화읍 성당' 축성 100주년 맞아

  • 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02분


현존하는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 성당건물인 성공회 인천 강화읍 성당이 15일로 축성 100주년을 맞이한다.

대한성공회는 이날 강화읍 성당에서 서울교구장인 정철범 주교의 집전과 설교로 기념미사를 거행하고 인근에 새로 짓는 100주년 기념성당의 기공식을 갖는다.

강화읍 성당은 천주교나 개신교에서 보기 어려운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배치와 구조는 서양의 바실리카 양식을 채용했으면서도 건축기법이나 자재는 순수한 한국 전통방식을 따랐다. 이는 천주교 개신교 등을 포함한 그리스도교의 한국 선교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성공회 초대선교사들의 토착화 정신을 잘 보여준다.

이 성당은 성공회 한국교구 초대 주교였던 고요한(존 코프)주교가 재임하던 1900년 11월 15일 강화지역 선교에 책임을 맡고 있던 조마가(마크 트롤로프)신부에 의해 완성됐다. 건축 현장감독은 경복궁 중수시 도목수(都木手·목수의 우두머리)로 일했던 이가 맡고 중국인 석공을 포함한 신자들이 공사에 직접 참여했다. 현재 인천지방유형문화재 31호인 이 건물은 올해 100주년을 맞아 국가사적지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재정 민주당의원(전 성공회대 총장)은 최근 서울주교좌 성당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성공회가 서울대성당을 제외하고 거의 전지역에서 한옥양식으로 성당을 건축한 것은 인접하고 있는 한옥 건물들과의 조화와 일치를 꾀함으로써 토착화 신학의 정신을 실현한 것”이라며 “십자가 등에 삼태극 문양이나 연꽃 등을 도입한 것에도 종교간의 화해와 대화를 지향하려는 신학적인 의도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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