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축제 참가 정명훈]경화누나와 고국무대 연주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9시 17분


마에스트로 정명훈.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에 이어 최근 일본 도쿄 필하모니 객원 예술고문까지 맡은 그가 ‘수족처럼’ 부리는 산타 체칠리아를 이끌고 20, 21일 고국을 찾는다. 그의 누나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도 한 무대에 선다.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고 있는 그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누나 정경화씨와 고국무대에서 호흡을 맞춘 것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음악가로서의 누님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평생 음악에 대해 가장 많이 배운 대상이 바로 경화누나죠. 현장의 음악적 감흥을 직접 청중에게 놀라운 감동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에 항상 경탄합니다.”

―최근 재즈 기타리스트인 둘째아들 선과 협연무대를 가져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이 있는지.

“특별한 철학은 없어요. 단지 좋아하는 것을 자기들이 찾도록 도와주고, 여러 가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역할은 부모가 해야지요. 젊은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밤새워 하잖아요.”

―올해 상임지휘자가 된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젊고 진보적인 악단으로 알려져있습니다만.

“전임자인 야노프스키가 15년 동안 정밀하게 조련해놓아 기능적으로 아주 우수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맡기를 주저했을 겁니다. 젊은이들을 위한 음악교육 프로그램도 풍성히 갖춰져 있는데, 이는 내가 고국에서 열심히 해보고 싶었으나 잘 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최근 일본에서 인기가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필하모니의 객원 예술고문직도 맡게 되었는데,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 궁금합니다.

“연주 일정 수립에 관한 조언을 하고 일년에 1, 2회 지휘를 하는 역할입니다. 소니사의 전 회장이 이 악단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부러운 일이지요.”

―최근 출시된 드보르작 교향곡 6, 8번 음반이 영국 ‘그라머폰’지4이달의 음반으로 꼽히는 등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빈 필은 역시 세계 제일의 오케스트라이고, 이 악단과의 연주는 항상 즐겁고 보람된 경험입니다. 드보르작의 작품을 계속해서 음반으로 발매할 겁니다.”

―그밖의 녹음 일정은 어떻습니까. 미사곡 등 교회음악을 계속 발매하고 있어 특히 베르디 ‘레퀴엠’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레퀴엠은 아직 예정에 없고, 바로 지지난 주에 길이가 짧은 베르디의 교회음악들을 한데 묶어 녹음했습니다. 저와 교분이 두터웠던 프랑스 작곡가 메시앙의 작품도 계속 레코딩으로 다뤄나갈 겁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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