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다이어트' 선구자 애니타 돌턴 "영혼이 행복해져야"

  • 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44분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 뉴에이지센터의 디렉터 애니타 돌턴. 4년전 그녀의 숨이 막힐 듯한 몸집을 본 사람이라면 입을 벌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할 것이다. 135kg(300파운드)이 넘던 애니타가 72kg(160파운드)이 돼 있으니…. 충북 영동의 단학선원 수련장인 천화원에서 만난 그녀의 첫 마디는 놀랍게도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

― 그럼 살은 어떻게 뺐어요.

“다이어트를 멈추고 ‘살이 쪄도 좋다. 편안히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식을 먹는데 개의치 않으니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마음이 편안해 지니까 몸이 무의식적으로 균형을 찾아가려는 신호를 보내왔어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숨이 차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운동을 하고 싶어졌다. 운동하는 게 그렇게 신나고 재미있을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몸이 간절히 쥬스를 원했다. 믹서기를 사다가 당근 자몽 포도 같은 과일을 간 쥬스만 먹었다.

“몸이 원하는대로 따라줬을 뿐이예요. 몸에는 균형을 유지하려는 정보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영혼이 해피(happy)해지니까 의지와 상관없이 이 정보가 작동하기 시작한 거죠.”

― 다이어트는 왜 항상 실패한다고 생각하죠.

“살이 빠지면 몸의 신진대사가 늦어집니다. 목숨을 살리려고 몸이 자연스럽게 저항하는 거죠. 신진대사가 늦어지니까 살은 점점 더 빠지기 어려워집니다. 5㎏, 10㎏를 뺀다해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합니다. 그리고는 더 많이 먹어대고 살은 더 찌게 됩니다.”

그녀는 세도나에 오기전 캘리포니아에 살 때 매일 의사에게 찾아가서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먹었다. 식당에 가도 의사가 처방해준대로 이것 저것 음식을 철저히 가려먹어야 했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했더니 살은 빠졌으나 심한 정신적인 압박감에 시달려야 했고 다시 살이 찌기 시작했다.

― 다이어트를 포기한 계기는….

“어느날 머리에 스위치가 켜지듯 각성이 일어났어요.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 다 허영심이라는 것을 깨달은 거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됐어요. 이후 1파운드가 늘어나면 1파운드를 사랑했어요. 체중이 155㎏까지 늘어났지만 어느 순간 머리가 아니라 몸이 스스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입니다.”

냉정하게 말해 그녀는 아직도 날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녀에게 살이 빠지는 것은 영혼의 건강이 가져다주는 보너스일 뿐이므로.

<영동〓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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