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CJ39쇼핑 쇼호스트 김민향씨 인터뷰

  • 입력 2000년 9월 20일 18시 34분


“딱 세 장 남았습니다. 빨리 전화 주세요.”

“이거 이번 기회에 장만 안하시면 평생 후회하십니다.”

웬만한 남대문 상인들도 혀를 내두를 법한 기세. 홈쇼핑 케이블TV CJ39쇼핑의 쇼호스트 김민향씨(27)는 거기에다 미모까지 겸비했다.

현란한 선동문구들이 마치 ‘상술’처럼 들려 못 믿겠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방송위원회의 사후 심의가 워낙 철저해 말 한마디도 주의해야 한다. ‘상당히 좋은 물건’이란 말은 해도 ‘최고의 선물’ 같은 표현은 안 쓰는 것이 한 예.

생생한 방송을 위해 쉬는 날에는 명동 동대문 일대의 쇼핑타운과 시내 백화점들을 섭렵해 홈쇼핑 물건의 비교우위점을 찾아낸다. “요즘 진주가 유행이니까…”를 말할 수 있으려면 각종 트렌드 수집에도 안테나를 곤두세워야 한다. 반대로 준비가 충분치 않으면 “정말 좋습니다” “훌륭한데요” 등의 감흥 없는 감탄사나 동어반복을 피할 수 없다.

“보석류를 주로 맡는데 요즘 근육통이 도져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요. 내가 팔아야 할 목걸이나 귀고리를 걸고 나오는데 그 부위가 클로즈업되는 경우가 많아 목석처럼 꼼짝 않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도 프로그램 진행은 물론 매출과 개인연봉에서도 모든 게 창조적인 일이어서 좋다는 말. 쇼호스트의 실력에 따라 2시간 방송에 보석이 20억에서 40억까지 다르게 판매되기도 하고 이같은 실적에 따라 연봉재계약이 이뤄진다. 김씨의 연봉은 4000만원대.

다음은 쇼핑호스트 김씨가 말하는 ‘홈쇼핑 잘하는 법’.

①쇼호스트의 판에 박힌 호들갑은 자신이 없는 상품의 경우일 때 두드러진다.

②‘기획상품’ 자막이 붙은 게 역시 싸다. 제품엔 전혀 하자가 없고 빠른 시간 내 물품 전부를 소화하려는 것이기 때문.

③보석의 경우 반짝이는 ‘화면발’에 착각해 충동구매가 쉽다. 텔레마케터에게 전화하여 충분히 의문사항을 질문한다. 품질보증서를 챙기는 것은 기본.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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