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환경NGO, 통일기원 '合水合土祭' 가져

  • 입력 2000년 8월 22일 18시 48분


“한라의 흙은 물을 넘고 백두의 물은 산을 넘는다. 우리 역사와 우리 염원이 산 넘고 물 건너 여기 하나로 합치듯….”(작가 박범신의 축시)

통일을 기원하는 민간환경단체의 염원이 백두와 한라의 물과 흙을 합치는 뜻깊은 작업을 이루어냈다.

아태환경NGO 한국본부(총재 이명박·李明博)는 20일 백두산 천지에 한라산에서 채취한 물과 흙을, 22일 한라산 백록담에는 백두산 천지에서 떠온 물과 흙을 뿌리는 ‘백두―한라 합수합토제(合水合土祭)’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 단체 회원 32명과 중국 옌볜과학기술대학, 발해대학 관계자 등 37명이 참가했다.

아태환경NGO 장우주(張禹疇)고문은 “깨끗하고 통일된 한반도를 후손에게 물려주기를 기원하는 우리 염원을 담았다”며 출발은 작았지만 깊은 뜻은 백두와 한라의 물줄기를 타고 뻗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지 주변과 백두산 정상에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방치돼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명박 총재는 “백두산의 환경 훼손을 보면 통일된 한반도의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남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 행사에 일본과 북한의 학자들도 초청했으나 사정상 불참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은 21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한국과 중국, 옌볜의 환경학자들이 참여한 ‘21세기 동북아권역의 지구적 환경문제에 관한 포럼’을 갖고 동북아 차원의 환경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 단체는 22일 한라산 백록담에서도 같은 행사를 가지려 했으나 문화재청이 불허함에 따라 백록담에서 천지와 백록담의 물과 흙을 한 통안에 넣고 통일기원제를 지냈다.

<백두산〓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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