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춤 2000 감상포인트]"세계 정상급 테크닉 접할 기회"

  • 입력 2000년 7월 25일 19시 17분


동양인 남성으로는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정식 입단한 김용걸(27).

9월1일 개최되는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연습을 위해 일시 귀국한 그를 통해 ‘세계 춤 2000―서울’의 ‘세계 발레스타 대공연’에 참가하는 스타들의 특징과 감상 포인트를 들었다. 26, 27일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02―1588―7890

김용걸은 “이번에 공연하는 무용수들은 테크닉 연기력 체격 등 여러 면에서 발레 스타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무대는 특정 발레의 전막 공연이 아닌 만큼 스토리보다는 무용수의 기량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며 “2명씩 짝을 이룬 파 드 되의 연속이어서 발레의 진수를 압축적으로 관람할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발레에 깊은 이해가 없어도 그들의 기량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다음은 각 무용수에대한 김용걸의 ‘촌평’ 겸 감상포인트.

△줄리 켄트(아메리칸발레시어터)〓두차례 직접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다. 켄트는 뛰어난 기량은 물론 외모와 체격 등이 아름다운 발레리나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체구에 가냘픈 선이 남성 무용수나 팬들의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킨다. 드라마틱한 연기력도 일품이다.

△마누엘 레그리(파리오페라발레단)〓올해 같은 무용단에서 ‘신데렐라’ ‘지젤’에 출연하면서 직접 춤을 접했다. 눈빛까지 연기할 수 있는 ‘특별한 캐릭터’를 지녔다. 또 몸에 대한 컨트롤이 완벽한 발레리노다.

△유안유안탠(샌프란시스코발레단)〓중국계인 그의 공연을 90년대초 한국에서 봤다. 가냘픈 몸매에 탄력이 있고, 연기력에서 요염함이 느껴진다.

△이렉 무카메도프(영국로열발레단)〓직접 공연을 볼 기회는 없었지만 한때 내가 가장 좋아했고, 닮고 싶었던 남성 무용수다. 테크닉은 물론 남성적인 힘이 가장 뚜렷하게 느껴지는 ‘남성 발레의 대명사’다. 볼쇼이발레단 시절 그가 출연한 ‘스파르타쿠스’를 담은 비디오는 남성 무용수라면 한두번 ‘교과서’로 지켜봤을 정도다. 40대에 접어들면서 힘은 조금 떨어졌지만 더 유연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용걸은 “이번에 세계적인 스타들과 한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습 일정과 겹쳐 출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견습 무용수로 있다 정식 입단한 그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이 발레단에서 정년인 40세까지 활동하게 된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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