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20~30년前 여성동아표지…"그 모델이 저예요"

  • 입력 2000년 7월 25일 18시 50분


‘광화문 139번지: 신문과 미술 1920∼2000’전에 전시된 동아일보 자매지 여성동아의 표지모델들은 20∼3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곱고 아름다웠다.

본보 12일자 모델의 실제 주인공을 찾는다는 기사를 보고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을 찾은 사람은 대상자 27명 중 5명.

수도여자사범대(현 세종대) 메이퀸 출신의 오순식(57·80년 4월호), 리틀엔젤스 단장을 지낸 무용가 신순심(62·71년 4월호), ¤태평양의 칩 뷰레이터(Chief Beaurator)로 일하는 임애리(41·76년 11월호), 김태 전서울대 서양화과교수의 부인 정승희(64·74년 11월호), 전업작가 안재후의 부인 손재경씨(58·80년 8월호)등이 이들로 한결같이 “젊은날의 나를 만나게 돼 너무나 반갑고 기쁘다. 동아일보의 후의를 오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미술협회 여류화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씨는 “그림을 그린 장완 화백의 부인이 정신여고 3년 후배인 인연으로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동아무용콩쿠르 출신으로 현재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는 신씨는 “작고하신 일민 김상만선생으로 많은 사랑과 은혜를 입은 것을 비롯해 동아일보와 많은 소중한 인연을 갖고 있다”며 회상에 젖었다. 임씨는 “그림제목은 ‘성악전공 여대생’이었지만 실은 서울예고 재학시 당시 미술교사였던 박영성 화백의 부탁으로 모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백의 부인 정씨는 “박정희 정권의 동아일보 광고탄압 당시 그림값을 받아 ‘백지광고’를 냈다”고 숨은 일화를 소개했다. 안화백의 부인 손씨는 “남편이 갑자기 작품을 의뢰받는 바람에 따로 사람을 구할 시간이 없어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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