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행동 보고서] "우리나라 기혼자들 67% 性생활 만족"

  • 입력 2000년 7월 20일 15시 11분


우리 나라 기혼 남성 가운데 5~10분 동안 성교를 하는 사람은 33%라는 조사가 나왔다. ‘휴~’하고 안도할 것도, ‘겨우?’하며 우쭐할 것도 없다. 10~20분 동안 성교하는 남성이 31%고 1~5분이 18%, 30분 이상 가는 변강쇠 후손도 3%나 된다.

우리 나라 기혼 여성의 성 생활은 딱한 수준이다. 20%가 성교를 하면서 오르가슴을 못 느낀다니 쯧쯧쯧. 하지만 49%의 여성은 그래도 성교 도중 한 번은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click! ♥ 성생활 실태

click! ♥ 남성의 성능력

click! ♥ 여성의 성능력

click! ♥ 배우자 만족도

click! ♥ 노년의 성생활

click! ♥ 피임방법

집안 싸움 일으킬 성 생활 설문 결과가 나왔다. ‘한방으로 보는 배꼽 아래 이야기’(태동 펴냄)의 저자인 한의사 박영진씨(42)가 98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남성 192명, 여성 203명을 대상으로 ‘성 생활 실태’ ‘남성의 성 능력’ ‘여성의 성 능력’ ‘배우자 만족도’ ‘노년의 성생활’ 등을 물어본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기혼자들의 67%는 성 생활에 만족하고 있으며 10%는 불만족, 23%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생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생활의 활력소’(44%), ‘생리적 욕구 해소’(27%), ‘상대의 욕구를 채워준다’(14%) 순으로 응답했으며 ‘의미 없다’도 15%나 됐다.

‘성 생활의 실태’를 묻는 항목에서 남성은 성교를 하는 이유에 대해 상호 사랑 확인(49명), 성충동,(42), 사랑해서(19), 의무감(18), 스트레스 해소(9)라고 밝혔다. 반면 여성은 상호 사랑 확인(59명), 의무감(45), 사랑해서(37), 성충동(12), 스트레스 해소(3)라고 말했다. 성교의 기쁨은 어떻게 느끼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남성의 경우 사정(56명), 여성의 오르가슴(40), 애무(19)의 순이었으나 여성은 오르가슴(39명), 애무(31), 대화(27)의 순이었으며 남편의 즐거움이라고 대답한 사람도 17명이나 됐다. 뒤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섹스에 관한 한 우리 나라 기혼 여성의 이타주의는 정말 대단하다.

그러면 성충동은 언제 느끼게 될까? 뭐니뭐니 해도 잠자리에서 피부 접촉이 있을 때(43%)였다. 음주 후(16%), 여행 가서(12%), 비디오나 영화를 본 뒤(11%), 목욕할 때(10%)가 그 뒤를 이었다.

성생활의 불만족 이유에 대해서는 ‘사정이 개운치 않다’(25%), ‘애무가 없다’(23%), ‘여성의 반응이 없다’(19%), ‘일찍 사정한다’(13%), ‘아내의 성교 통증’(11%), ‘성교 중 대화가 없다’(6%), ‘체위불만’(3%) 등으로 대답했다. 대체로 남성이 제 욕심만 차리기 때문에 불만이 생긴다는 결론인데 뜻밖인 것은 ‘성교 중 대화가 없어서’란 답변이었다. 불만 해결 방법으로는 ‘그냥 넘어간다’가 45%로 가장 많았다. ‘대화로 푼다’(32%)는 것도 쑥스럽고 그렇다고 ‘다른 상대를 찾고 싶다’(13%)고 할 수도 없으니 ‘평상시 짜증을 낸다’(8%)는 답도 나왔다.

‘남성의 성 능력’과 관련, 하루의 성교횟수를 묻는 항목에서 한 번 성교를 하는 사람은 62%였다. 두 번 하는 사람도 25%나 되는 걸 보면 성욕 충만한 남자가 적지 않은 듯하다. 자신의 성능력에 대해서는 14%가 강하다, 20%가 약하다, 66%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이 얼마나 주관적인 문답인가? 또 성인만화나 비디오를 볼 때 성욕이나 발기를 느끼냐는 질문에는 73%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 번엔 ‘여성의 성 능력’에 대해. 오르가슴의 횟수를 묻는 질문에 두 번 이상 느끼는 여성은 24%, 세 번 이상은 6%였다. 그러면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간단히 끝내서’가 41%로 가장 많았다. 여기서도 남성들의 이기주의는 드러난다. 여성의 성교 통증, 불감증, 남편의 양기부족이란 있었다.

아내의 오르가슴은 어떻게 아는가? ‘소리를 지른다’(18%), ‘말로 한다’(5%)처럼 아내의 노골적인 반응으로 알기도 하지만 ‘몸짓으로 안다’(55%), ‘질이 수축한다’(16%)고 답한 걸 보면 섹스는 역시 몸으로 하는 대화인 모양이다. 성기의 크기와 여성의 오르가슴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는 37%가 ‘있다’로 대답했다. 신체 구조를 들먹이면서 크기와 즐거움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버릇처럼 말하는 의사들의 위안 섞인 설명은 그다지 신빙성이 높지 않은 것일까?

성인만화나 비디오를 볼 때 성욕이나 발기를 못 느낀다는 여성은 23%였고 가끔 느낀다는 이가 23%란 걸 보면 성욕 문제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은 정말 다른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조사에서도 남성이 주로 성적 충동으로 섹스를 하는데 반해 여성은 상대의 요구 때문에 성교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걸로 밝혀졌으니까.

몇 살부터 성생활이 필요 없을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죽을 때까지’와 ‘60세 이후’가 각각 35%나 됐다. 역시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하나 보다. 성 생활에 대한 설문과 함께 붙이기는 좀 뭐한 질문 하나. 다시 태어나면 현재의 배우자와 결혼을 하겠는가. 남자는 59%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41%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남편들! 좀 잘 해줘야 할 것 같다.

김태수<동아닷컴 기자> t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