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 특집]웅진식품 조운호사장 인터뷰

  • 입력 2000년 7월 14일 21시 21분


‘히트상품 제조기’‘생각하는 불도저’.

38세의 나이로 음료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웅진식품 조운호(趙雲浩)사장의 별명이다. ‘가을대추’‘아침햇살’‘초록 매실’‘하늘보리’ 등 내놓는 제품마다 베스트셀러로 빚어낸 조사장에게 어울리는 이름들.

그가 주도해 개발한 쌀음료 아침햇살은 시판 5개월만에 2500만병이 팔리면서 음료시장을 전체의 지각변동을 주도하고 있다. “전체 음료시장의 70%가량을 3대 메이저 회사가 점유하고 있던 시절 ‘전통음료’라는 틈새시장을 본 거죠. 유사 제품으로는 마케팅 비용 때문에 경쟁이 불가능하고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가 제시한 명백한 방향성과 불도저같은 추진력으로 웅진식품은 후발주자로 출발해 2조5000억원의 음료시장에서 1년만에 20%의 점유율을 올리며 메이저업체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모두 불가능하다는 것을 가능하다고 했고 그것이 실현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장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지난해 3월 입사 8년 10개월짜리 기획실 3년차 ‘조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했던 얘기. 이제 그의 파격적 인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사내외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대추, 쌀, 매실 등 전통 식품재료를 사용한 음료시장을 선도하는 웅진식품의 노력은 30여개의 유사브랜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특히 ‘초록매실’은 최근 종영된 MBC TV드라마 ‘허준’에서 매실의 효험이 소개되는 등 호재를 만나 폭발적인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실력있는 경영인에게는 하늘마저 힘을 실어주는 것일까.

사장 취임 후 그는 공격적 마케팅의 전형을 보여줬다. 사장 취임후 그는 전국 1백개 판매대리점의 의견을 수렴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의 반품을 흔쾌히 받아줬다. 세일즈 사원들의 복장을 개량한복으로 바꿔 ‘전통음료의 파수꾼’이라는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직원들이 각자의 잠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사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는 조사장. 이미 영업우선주의, 과감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웅진식품은 올해 여름 매출액 추가분 가운데 2%를 직원수로 나눠 전 임직원에게 휴가비로 지급하기도 했다.

그의 식음료에 대한 철학은 고집스러울 만큼 또렷하다. “콜라하면 미국, 커피하면 브라질, 차하면 일본이라는 식으로 곡물음료 하면 한국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일본과 미국을 비롯해 7개국에 이미 아침햇살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결국 모두 현실이 된 것 아닙니까.”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