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10년]살수록 情 듬뿍 "갈수록 신나요"

  • 입력 2000년 7월 9일 19시 15분


◇분당 이윤태씨 가족

분당 차병원 마취과 조교수 박정현씨(38·여·정자동 상록마을 우성아파트)는 스스로를 ’분당 예찬론자’라고 부른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살다가 직장을 따라 이사온 지 6년째인 박씨는 분당의 쾌적하고 깨끗한 주거 여건에 푹 빠져 버렸다. 강남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 이윤태씨(40)와 동헌(6), 영헌(5) 두 아들을 키우며 살기에 더없이 좋다는 것.

“강남보다 도로가 널찍널찍하고 교통 체증도 없어요. 특히 쇼핑에서는 가히 천국이에요. 좋은 물건들을 싼값에 많이 살 수 있어요.”

박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까 주말이면 먼 곳을 찾지 않는다. 김밥을 싸서 차로 5분 거리인 중앙공원으로 나간다. 또 아이들을 위해 삼성플라자에서 열리는 인형극도 빼놓지 않는다. 가끔 멀리 나가는 게 용인 에버랜드 정도. “남편이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아이들과 바로 집 앞의 탄천을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분당〓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일산 송영수씨 가족

96년부터 일산에 살고 있는 송영수(39) 윤혜신씨(35) 부부는 시간을 쪼개 가며 생활하는 전형적인 신도시 커플. 남편 송씨는 소극장과 목장을 경영하고 아내 윤씨는 요리강습가와 동화구성작가로 일한다.

윤씨는 하루도 빠짐 없는 요리강습과 동화구성 일을 마치고 주말과 휴일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함께 ’일산 탐방’에 나선다. 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정발산 등산, 아이들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호수공원 산책이 대표적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외식을 즐기고 라이브 카페에서 음악도 들을 수 있는 풍동의 카페촌도 이들 부부의 단골 코스.

윤씨는 한 달에 한두번 정도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 두고 친구들을 만나는 일에도 열심이다. 그는 ”늘 바쁜 생활이지만 그에 맞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진 게 일산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일산〓이동영기자>argus@donga.com

◇중동 최홍민씨 가족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신도시 내 중흥마을 두산아파트(49평형)에 2년째 살고 있는 최홍민씨(45·인하대 사회교육원 성악 강사)와 아내 박회영씨(음악학원 경영·39) 가족은 중동 신도시 내에 있는 중앙공원 예찬론자다.

주말이면 부부와 두 딸 모두 반바지 차림으로 집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중앙공원으로 간다.

각종 음악회 등이 열리고 시원한 벤치에 앉아 오순도순 정다운 얘기를 나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가끔 중앙공원에서 가족끼리만의 오붓한 콘서트를 열 때면 중동에서 사는 재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이들은 미국에서 살다가 98년 귀국, 인천 연수구 연수동에 잠시 살다가 99년 이 곳으로 이사왔다. 박씨는 ”남편은 서울에서 음악 모임을 자주 갖고 저는 직장이 인천이니까 그 중간인 중동이 가장 살기 좋다”고 말한다.

<중동〓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산본 신관수씨 가족

산본 신도시에 있는 골프연습장 중 최대 타석을 갖춘 ’마스타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신관수(53·사진) 심숙자씨(48) 부부는 공기가 맑고 경관이 수려한 산본에서 노후 생활을 보내기로 하고 지난해 안양시에서 산본으로 이사왔다.

이들의 보금자리는 산본동 단독 주택단지에 지은 대지 70평 규모의 2층집. 이 곳에는 신씨의 홀어머니(80)와 대학에 다니는 자녀 2명이 함께 살고 있다.

신씨는 90년초 산본 신도시 내 건설 현장에서 상가 건물을 짓기도 했지만 몇 년전 건설업을 정리한 뒤 부인과 골프장 운영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들은 집에서 5분 거리인 수리산에 아침마다 올라가 이웃 주민들과 얘기꽃을 피우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소중하다.

신씨는 ”수리산으로 둘러싸인 산본은 공기가 너무 맑고 쾌적해 전원도시와 다름없다”면서 산본 사람들의 인심도 넉넉하다고 자랑했다. 신씨는 또 골프장 수익금 일부를 영세민 자녀들의 학자금 지원을 위해 사용하는 등 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

<산본〓박희제기자>mim07@donga.com

◇평촌 고수복씨 가족

평촌 신도시 목련마을 선경아파트(44평)에 사는 고수복씨(43·여·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가족은 평촌에 온 뒤 ‘사는 맛’을 느낀다.

7년 전 친정어머니(70)를 위해 여유 있고 쾌적한 환경을 찾던 중 이곳으로 이사온 고씨 가족은 이웃의 정도 듬뿍 느낄 수 있어 아주 만족해 한다. 고씨 부부는 6년 전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들과 ‘부부 볼링팀’을 만들어 주말에 볼링을 하거나 양평에 공동으로 구입한 전원주택에 놀러간다 신도시 중에서 서울과 가장 가까운 데다 최근엔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뚫려 서울에서 사업하는 남편과 갈비집을 운영하는 고씨가 출퇴근하기 더욱 편리해졌다.

어머니는 노인대학과 복지회관 등에서 하루를 활기차게 보내고, 대학 1학년생인 딸과 고등학생 아들은 PC방 카페 등이 즐비한 번화가가 바로 옆에 있어 좋아한다.

고씨는 “공기 좋고, 붐비지 않고, 쇼핑도 즐겁고…. 이제는 이곳을 떠나면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평촌〓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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