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충전기 규격 내년초 통일…연간 5100억 절약효과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59분


‘휴대전화 충전 걱정 마세요.’

단말기 모델에 따라 모양이 제각각이었던 휴대전화 충전기의 표준이 제정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단말기를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단말기를 교체할 때마다 버려야했던 충전기를 재활용할 수 있게 돼 연간 5100억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부는 25일 표준 규격이 없어 휴대전화기를 교체할 때마다 같이 버려졌던 충전기에 대한 표준을 올해안에 제정, 내년초부터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동일한 규격 혹은 방식의 충전기를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충전기는 그동안 모델에 따라 규격이 다르고 호환성이 없어서 휴대전화기를 교체할 때마다 같이 바꿔야했으며 이에 따른 국가적인 낭비가 지난해 3800여억원, 올해에는 5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충전기 가격은 단말기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3만5000∼5만원으로 단말기 가격의 10∼15%를 차지한다. 정통부에 따르면 98년 폐기된 단말기 충전기는 363만여대였으며 지난해 954만여대, 올해에는 12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통부는 통신사업자와 휴대전화 제조업체 임원급으로 ‘휴대단말기 충전구조 표준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휴대단말기 충전구조 표준화 연구위원회’를 설치, 표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단말기의 모델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집안이나 사무실에 전원을 꽂아 사용하는 ‘거치형’충전기의 통일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휴대전화 단말기 밑부분에 있는 데이터통신용 잭에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전기 면도기를 충전하는 것처럼 휴대전화 밑부분에 충전용 케이블만 꼽으면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정통부 김치동 산업기술과장은 “그동안 휴대전화의 크기와 디자인이 너무 빨리 바뀌고 제조업체들의 관심 부족으로 충전기 표준이 마련되지 못했다”며 “휴대전화 충전기에 대한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은 세계 최초의 시도”라고 말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