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피탄본부 대잔치]장애아들 "오늘만 같았으면"

  • 입력 2000년 5월 12일 1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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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장애로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던 그 아이들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밝은 미소가 흘러넘쳤다.

휠체어를 탄 아이도, 목발을 짚은 아이도 얼굴에 알록달록 색칠을 하고 풍선을 날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국제키비탄한국본부(총재 김효영·金孝榮)가 12일 경기 성남시 국군체육부대에 마련한 '제23회 키비탄 특수어린이 대잔치' 행사에 정신적 신체적 장애로 고생하는 어린이 1830명과 학부모 교사 등 700여명이 참가했다.

식전행사로 열린 놀이마당에서는 페이스페인팅 매직풍선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정신지체와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채광석군(11)은 이날 왕관 모양의 매직풍선을 머리에 쓰고 얼굴에는 고양이 분장을 했다. 친구들이 우스꽝스럽다며 놀려대도 채군은 환하게 웃으며 선생님에게 "어때? 멋있지"라며 연방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본행사에서는 정신지체학교 지체부자유학교별로 만국기달기, 큰 공 굴리기, 줄다리기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자폐증이 있는 배상헌군(14)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이정혜교사(30·여)는 "5월이면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부쩍 많아지지만 장애 어린이를 위한 행사는 거의 없었다"며 "사회가 장애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국제키비탄클럽은 심신장애아동의 재활과 복지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 시민단체로 현재 미국 캐나다 등 20개국에 2500개 클럽이 있고 한국에도 37개 클럽에서 2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키비탄한국본부의 김총재는 "이런 행사를 통해 외롭게 살아가는 장애 어린이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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