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임신부스트레스 2세에 나쁜영향

  • 입력 2000년 5월 9일 18시 58분


아기를 가진 엄마의 감정 상태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임신부가 흥분을 하거나 분노에 차있으면 태아도 비슷한 흥분 상태에 놓이게 된다. 엄마가 스트레스로 감정 변화를 일으키면 엄마의 혈액 내로 증가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엔도르핀,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에게 전해져서 태아도 똑같은 긴장감과 흥분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드레날린은 엄마의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전해지는 혈류량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해 아기의 뇌 기능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된다. 이런 아이는 성장하면서 지능 저하나 운동 장애를 나타낼 수도 있으며 정서가 불안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임신부가 즐겁고 명랑한 기분상태에 있으면 태아 뇌의 신경전달물질계가 자극받아 잘 발달한다.

임신부가 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유산이 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매일매일 되풀이되는 엄마의 스트레스, 쉽게 흥분하는 엄마의 감정 상태, 쓸데없는 욕심으로부터 오는 마음의 갈등 등은 엄마 자신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아이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부터 부모의 역할이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 아기 아빠도 임신부의 감정에 깊은 영향을 미치므로 항상 평온한 마음과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운 감정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태아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과 같은 태교보다 더 중요하다.

(서울대의대 교수·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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