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애장품 경매행사 성황…'세계춤2000' 후원의밤 열려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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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단장이 ‘백조의 호수’에서 오데트 공주로 연기할 때 썼던 깃털달린 관을 내놓으셨습니다.”

22일 오후 6시반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춤 2000’ 서울행사 후원의 밤.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세계춤 2000’(7월26∼30일) 행사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이날 후원회에서 가장 흥미를 끈 것은 무용가들의 애장품 경매.

문훈숙단장이 내놓은 깃털달린 관이 500만원, 김혜식원장(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신었던 토슈즈가 110만원, 평론가 김영태씨의 발레리나 발 그림이 80만원, 평론가 박용구씨가 내놓은 신라토기가 85만원에 낙찰됐다. 이밖에도 스카프, 스웨터, 타조알 장식품 등이 30만∼70만원에 팔렸다.

이날 걷힌 금액은 경매품 판매수익을 포함해 총 2995만원. 주요 구매자는 무용을 하는 자녀에게 선물용으로 주려는 사람들이었다. 연극 음악 무용을 통틀어 공연계에서 후원회를 열면서 예술가들의 소장품을 경매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김말복 세계무용연맹 한국지부 사무국장은 “‘춤 박물관’이 없는 상황에서 예술가들의 소장품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경매행사가 예술에 대한 새로운 후원방식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7월말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춤 2000’에는 전세계 20여개국에서 30여개의 무용 단체가 참여한다.

세계적인 안무가 빌티 존스의 2000년 초연작이 발표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강수진,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줄리 켄트 등 세계적인 발레스타들의 갈라공연 등이 펼쳐진다. 02-582-5929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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