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재시장 대탐험] 영천 약재시장

  • 입력 2000년 3월 2일 23시 23분


◆ 영천 가는 길 - 열차 서울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영천역에서 하차 ◆ 영험하기로 소문난 영천 약초 포은 정몽주의 지조와 노계 박인로의 문장이 숨쉬고 ‘황성옛터’의 노랫말이 휘돌고 있는 곳이 영천이다. 예로부터 영천은 포항 부산 대구 안동이 모두 80리길에 있는 교통의 요지로 유명하다. 대구로 넘어가는 땀고개, 포항 가는 시티재, 의성 가는 갑티재, 청송 가는 노구재 등 지금도 남아 있는 영천의 고개 이름들은 사통팔달의 현주소를 한눈에 보여준다. 영천역 옆에 상설 약재시장이 있지만 5일 만에 한번씩 서는 영천장에 맞추어 가면 더욱 풍성한 약재를 만날 수 있다. 2, 7일로 끝나는 날마다 서는 영천장은 대구 약령시장 및 안동장과 더불어 영남 3대 시장으로 꼽히며 대표적인 거래품목이 약재이기 때문. 현재 완산동 동화약국 앞 삼거리서부터 영천 기차역까지 도로 좌우에 한약상이 즐비해 있는데 종류별로 깨끗이 갈무리된 한약재가 점포마다 가득하다. 삼국시대부터 천연약 채집을 이어온 집산지로 영천의 한약 시장은 1975년에 처음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이 고장 출신 한 사람이 대구 약령시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천역 근처에 한약상을 열면서부터라고. 대구 한약시장에서 가져온 약초의 견본을 약재 수집상에게 건네고 약재 수집상은 청송, 고경, 덕암, 자천 등의 인근 농촌 지역을 돌면서 약초를 수집해들인 것. 이렇게 수집된 약재는 영천의 한약시장을 거쳐 대구뿐만 아니라 점차 전국으로 판매되었던 것이다. 1980년대에는 성시를 이루며 급격히 불어나 1백여 개 점포가 90년대 초반까지 대호황을 이루었다. 이 곳 한의원들은 특히 중풍을 비롯, 각 지병에 영험하다는 명성이 나서 영천 약초시장은 더욱 번성했었다. 영천의 북쪽에는 태백산맥이 마침표를 찍었다는 보현산, 남쪽에는 약초들의 경연장이라는 채약산, 동쪽에는 화산이 있다. 그리고 보현산과 화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는 영천시내를 관통하는 금호강을 형성한다. 예부터 ‘삼산이수의 고장’이라 불린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서 포도, 배, 사과 등 무공해 과수와 순수 지역산 재료로 만든 메주와 된장, 포도식초와 마늘식초 등이 생산되고 있다. 마늘과 양파 등의 특산물로도 유명한 영천은 조양각과 은해사, 그리고 보현산 천문대 등 가볼 만한 곳도 많다. ‘돌할매’로도 유명하다. 영업시간 : 09:00∼18:30(휴무일 1·3주 일요일) 문의 : 영천시 산업유통과 0563-330-6271 ◆ 나들이 삼아 들러 보세요 : 돌할매 용띠해 소원을 빌어보세요 영천시에서 경주 쪽으로 국도를 따라가다보면 3백50살 먹었다는 ‘돌할매’가 나온다. 둥그런 모양이 영락없는 사람 머리통인 시커먼 돌덩이다. 아무 생각없이 돌을 들면 쉽게 들리지만 소원을 빌고 난 뒤 들어올리면 잘 들리지 않는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물론 돌이 번쩍 들리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 로마의 ‘사자의 입’ 못지 않은 관광 명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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