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예금 확보 은행권 '전쟁'…대출편의등 서비스 열기

  • 입력 2000년 1월 21일 20시 12분


‘주택청약예금 시장을 선점하라.’

그동안 주택은행이 독점해온 주택청약예금 부금 가입이 3월부터는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가능해짐에 따라 은행권이 벌써부터 고객 확보를 위한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은 주택청약예금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인데다 가입고객이 주택을 분양받았을 때는 곧바로 주택자금대출 고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가구주만 가입할 수 있지만 3월부터는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청약예금 시장이 은행간 소매금융 경쟁의 주요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게 각 은행의 공통된 분석.

▽각종 부대서비스 개발〓99년말 현재 주택은행의 청약예금 부금 가입자는 130만명, 예금잔액은 4조6000억원에 이른다. 은행권은 3월부터 20세 이상으로 가입대상이 확대될 경우 시장규모가 10조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은 청약예금에 가입하는 모든 고객에게는 예금액만큼 대출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주고 외환송금수수료를 깎아주는 등의 부대서비스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4월부터는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선진국형 주택대출상품인 모기지 론(mortgage loan) 서비스를 실시하고 대출금리도 타은행의 연 10%선보다 훨씬 낮은 연 8∼9% 수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미은행은 가입고객이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 건설회사로부터 분양가격을 할인받도록 해주는 방안을 마련중이며 이를 위해 현재 삼성물산과 접촉중이다. 또 예금액에 따라 일정한 한도내에서 자유롭게 대출을 받거나 상환할 수 있는 회전대출서비스와 무료로 손해보험에 가입해주는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가입자에게 포장이사 할인 등의 주택관련 토털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아파트 분양용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금리도 깎아주기로 했으며 국민은행도 가입자에 대해 각종 은행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각 은행은 한결같이 가입고객 확보를 위한 사은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과열경쟁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은 가입고객중 1명을 추첨해 아파트 한 채를 경품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지나친 경품행사를 삼가라’는 금융감독원의 경고를 받고 취소하기도 했다.

▽금리수준 결정에 부심〓각 은행은 이처럼 부대서비스 마련에는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예금 금리수준에 대해서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 주택은행의 연 7%수준보다는 높게 적용한다는 방침은 세워 놓았지만 정기예금보다 얼마나 높은 금리를 줘야 고객을 끌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판 초기에는 각 은행이 조금씩 다른 수준의 금리를 내놓겠지만 한 달 이내에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질 것”이라며 “청약예금에 가입하려는 고객은 너무 서두르지 말고 각종 서비스를 꼼꼼하게 비교해 본 뒤 거래은행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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