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발 앙상블 정기연주회,'미니멀 음악'으로의 초대

  • 입력 1999년 10월 20일 19시 33분


반복, 반복;반복! 반복?

리듬과 패턴의 반복(反復). 그 되풀이속에 생겨나는 미묘한 음조와 음색의 변화…. 한끝은 팝음악을 연상케 하는 경쾌한 신명에 닿아있고, 다른 한쪽은 동양적인 초월과 명상의 세계에 닿아있다.

70년대 이후 ‘잘 팔리는 현대음악’으로 구미 창작음악계를 풍미한 미니멀 음악 콘서트가 열린다. 11월11일 7시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국 페스티발 앙상블 정기연주회 ‘미니멀 음악의 세계’.

미니멀 음악을 확립한 양대 거장 스티브 라이히와 필립 글래스의 주요 작품이 소개된다.

1부에서는 글래스의 91년작 현악4중주 5번과 라이히의 71년작 ‘드러밍’이 연주되고, 2부에서는 글래스의 81년작 ‘성난 돌진’을 박은희의 피아노와 남정호의 무용으로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피아노 현악기 관악기가 총출동하는 라이히의 79년작 ‘8중주’가 연주된다.

미니멀 음악은 50년대말 미국에서 라몽 영 등 몇몇 음악가에 의해 창시된 음악. 짧은 부분을 되풀이해 연주하면서 변화시키는 것이 공통점. ‘드러밍’과 글래스의 ‘포토그래퍼’ 등은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90년대 들어 미니멀 음악은 느릿한 리듬과 깊은 명상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계보를 선보였다. 교향곡 ‘슬픔의 노래’로 유명한 헨리크 구레츠키, 실내악곡 ‘프라트레스’(형제들)로 알려진 아르보 페르트가 그들.

60년대 이전 현대음악이 일반 청중들에게 ‘왕따’당해온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다. ‘슬픔의 노래’는 94년 유럽 클래식 음반차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영적(靈的)미니멀 음악’으로 불리는 이들의 작품은 이번 콘서트에서 소개되지 않는다.

작곡가 박우정(국제윤이상협회 연구위원)은 “짧은 마디를 끝없이 반복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광대한 시간을 느끼게 하는 것이 미니멀 음악의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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