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 거장 佛알랭 마리옹을 기리며…추모 앙상블

  • 입력 1999년 8월 11일 18시 33분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플루트 3대의 3중주, 플루트 앙상블의 합주…. 플루트를 재료로 요리한 ‘코스 정식’같은 음악회가 마련된다.

16일 오후7시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알랭 마리옹 서거1주기 추모 플루트 앙상블의 밤’. 지난해 8월16일 서울에서 세상을 떠난 프랑스 플루트계의 거성 알랭 마리옹을 기리는 음악회다.

“선생님은 미묘한 음색의 변화를 통해서 기막힌 감정표현을 찾아내는 놀랄만한 플루티스트였어요.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숨은 장점을 탁월하게 끄집어내는 스승이셨고, 인간미도 그만이었죠.”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3년간 수업을 받았던 플루티스트 송영지의 회상.

그래서일까. 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음악회 개최를 결정하고 출연자를 섭외하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송영지 윤혜리 전소연 등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출신 제자들 셋이 3중주를 연주하겠다고 자청해왔고 마스터클래스에서 그의 지도를 받은 플루티스트 19명이 금새 앙상블을 만들었다.

그와 즐겨 앙상블을 이뤘던 일본 피아니스트 노다이라, 심지어 경쟁자였던 헝가리 플루티스트 아도리앙도 만사 제쳐두고 달려오겠다고 약속했다.

마리옹은 61년 제네바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 연주가로 떠오른 이래 프랑스 국립방송교향악단 수석주자등을 거쳐 70년부터 솔리스트 겸 교육가로 활동해왔다. “나는 플루트를 바이올린처럼 섬세하고 정열적으로 연주하려 애쓴다”는 자신의 말처럼 투명한 음색과 화려한 기교를 자랑했다. 그러나 1년전 마스터클래스를 갖기 위해 서울에 들렀던 그는 그만 호텔에서 심장마비로 급서,음악애호가들을 안타깝게 했다.

음악회의 프로그램은 그가 맺어온 수많은 인연을 암시하듯 다양하다. 제자 19명과 하피스트 박라나 등 20명으로 구성한 ‘플루트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 ‘마술 피리 서곡’ 등을 연주하고 송영지 윤혜리 전소연은 드비엔느의 ‘3대의 플루트를 위한 트리오 4번’을 들려준다.

특히 플루트 팬의 눈을 끄는 부분은 아도리앙의 등장. 세계 정상급 솔리스트로 활동중인 아도리앙은 멘델스존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론도 카프리치오’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도 이번 무대에 참가한다. 평소 바이올린곡을 플루트로 연주하기 좋아했던 마리옹을 기리는 뜻에서 그의 애호작품이었던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등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한다. 02―580―1300(예술의전당)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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