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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4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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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염을 방치한 경우
한모씨(55·여)는 요즘 가슴이 답답하다. 틀니를 맞춘 뒤 ‘벌써 늙었구나’는 생각에 매사에 의욕이 없다. 치과에서 틀니가 나오던 날 눈물을 흘렸다.한씨는 두 달 전 음식을 씹을 때 이가 흔들리고 잇몸이 시큼시큼 아파서 병원에 갔다. 의사는 치주염이라고 했다. 아랫어금니 6개 윗어금니 5개를 뽑는데 8만8천원, 부분틀니를 하기 위해 고리를 거는 치아에 금을 입히는데 2백40만원, 틀니값 2백40만원을 썼다. 한 달 동안 사흘마다 병원에 가야했다. 틀니를 하고나서 음식을 씹는 느낌이 좋지 않았고 2주 정도 발음이 어색했다. 음식 맛도 예전같지 않다고 느낀다.
한씨는 “7,8년 전 치아에 이똥이 잘 끼고 잇몸 색깔이 붉은 자줏빛으로 바뀌면서 양치질할 때 피가 나던 무렵에 치료를 받았으면…”하고 후회하고 있다. 이 때부터 치료를 받았으면 매년 한 두 번 1만5천원씩을 들여 스케일링만 하면 됐다.
◆젖니 충치를 방치
호텔 여직원 김모씨(25·여)는 요즘 교정치료를 받고 있다. 네살 때 충치로 젖니 4개를 뺀 것이 화근이었다. 의사는 “영구치가 나기 전에 젖니가 빠지면 영구치가 비뚤게 난다”고 말했다.
어릴 적에 치료받았으면 2만원을 들여 충치 부위를 긁어내고 아말감을 입히면 됐지만 9백여만원을 내고 2년 동안 병원에 다녀야 한다. 교정장치를 치아 앞에 붙이는 ‘순측(脣側)교정’은 4백만∼6백만원이지만 직업의 특성을 고려해 치아 뒤에 붙이는 ‘설측(舌側)교정’을 선택했다. 김씨는 고통 속에서 작은 어금니 4개를 뽑았고 교정장치를 붙였다. 처음 1주 동안 발음을 제대로 못했다.
◆실란트를 했더라면
보람이(중3·여)는 초등학교 1학년 구강검사 때 어금니 씹는 면에 골이 깊게 파여서 ‘레진’을 씌워 코팅하는 ‘실란트’ 시술로 충치를 예방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4개에 드는 비용은 12만원. 그러나 엄마는 무시해버렸다.
이 때문에 최근 어금니 3개가 썩어 며칠 밤을 끙끙대다가 병원에 갔다. 한 개는 치아를 긁어내고 신경을 제거한 뒤 빈 자리에 특수재료를 넣었다. 42만원.
두 개는 40만원을 들여 충치부분을 긁어내고 금을 박아 넣었다. 모두 8번 지옥같이 느껴지는 병원에 가야만 했다.
(도움말〓최동훈 서울시치과의사회 공보이사 02―319―2803, 성심치과의원 이충규원장 02―882―2922)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