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東亞 신춘문예/중편소설 심사평]도정일 이문열

  • 입력 1999년 1월 3일 19시 18분


예심을 통해 넘어온 9편 중에서 논의의 대상이 된 것은 ‘울음산’ ‘요요의 아파트’ ‘죽음 공장’ ‘시간의 방향’ ‘카인의 도시’ 5편이었다. 그러나 ‘카인의 도시’와 ‘시간의 방향’이 먼저 제외되고 논의는 주로 나머지 세작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죽음 공장’은 문장도 잘 읽히고 끌어들인 관념들도 빛나는 데가 있다. 그러나 미래소설 혹은 가상소설적 요소가 한계가 되어 다시 마지막 숙의에서 빠졌다.

‘울음산’ ‘요요의 아파트’는 어떤 면에서는 극히 대조적인 작품이다. ‘울음산’은 주제에 접근하는 태도의 진지함과 성실성으로 감동을 주었고 ‘요요의 아파트’는 현대성과 세련된 감각이 단연 돋보였다. 흠도 비슷했다. 하나는 구투의 장중함이 뻔함으로, 다른 하나는 신세대적인 가벼움이 어떤 공소함으로 심사위원을 불만스럽게 했다. 거의 한시간을 두 작품만 두고 논의를 하다가 끝내는 진지함과 성실한 쪽으로 표를 모았다.

신춘문예 당선작은 수많은 문학청년들에게 단순한 참고를 넘어 전범의 구실을 한다. 이미 문학작품을 형식과 내용으로 분리해 보려는 것은 무의미해졌다지만 그래도 내용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이 우위를 다툴 때는 내용적인 면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생각이었다. 당선도 낙선도 모두 정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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