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타령 망년회 탈피 움직임 확산…겨울산행등 대체

  • 입력 1998년 12월 3일 19시 34분


‘올해의 망년회는 IMF시대에 걸맞게.’ 연말을 앞두고 망년회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술타령’ 일색이었던 직장 망년회가 올해엔 집들이 겨울산행 등으로 바뀌고 있다.

예년같은 흥청대는 분위기는 사라지고 직장인들 역시 돈도 아끼고 술 때문에 몸 축낼 일도 없는 ‘일석이조(一石二鳥)’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L전자에 다니는 김성찬대리(30)는 올해 회사동료들과의 망년회를 집들이로 대체하기로 하고 동료를 집으로 초청해 조촐하게 치를 예정이다. 술도 각자의 집에 보관하고 있던 양주 등을 가져다 쓸 예정이다.

술자리 위주의 망년회를 탈피하자는 것도 올해의 특징.

H정유 직매팀원 15명은 망년회를 대신해 이달 중순쯤 1박2일로 계룡산을 다녀올 계획이다. 이 회사 이봉호대리(30)는 “부서원들이 매년 2차,3차로 이어지며 술에 찌드는 ‘흥청망청’식의 망년회에는 싫증이 났다며 모두들 주말 겨울 산행 망년회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H해운에서는 망년회를 생략하고 부서별로 식당식권을 몇장씩 모아 이를 현금으로 환불한 후 장애인 복지시설에 성금으로 내기로 결정했다.

이런 추세때문에 ‘연말 망년회 특수’를 누려오던 음식점과 술집들은 예약 급감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시내 대형음식점들은 예년의 경우 이맘때면 예약이 모두 끝났으나 요즘은 예약률이 20%에도 못미치는 곳이 수두룩하다.

시내 주요호텔의 연회실도 연말모임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20∼40%씩 감소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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