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와 이황의 신유학」 학술세미나 성료

  • 입력 1998년 11월 27일 19시 37분


우주론적인 이기론(理氣論)을 토대로 조선 성리학의 틀을 세운 퇴계 이황(退溪 李滉). 퇴계는 실천적 사회관리사상으로서 조선 유학을 집대성한 ‘동방의 주자(朱子)’이자 내면적 성찰을 통해 경(敬)을 실천했던 참된 선비의 표상이었다.

2001년은 퇴계선생의 탄신 5백주년. 21세기 정보화시대의 사회문화적 위기 극복에 있어서 유교와 퇴계학의 역할을 조망하는 학술세미나가 25, 26일 경북 안동대학교에서 열렸다. 국제퇴계학회(이사장 유혁인), 안동대퇴계학연구소(소장 김종호), 동아일보사 공동주최.

▼퇴계학에 있어서 21세기의 인간상(다카하시 스스무·高橋進·일본 메지로대)〓퇴계에 이르러 경(敬)은 학문체계가 아니라 실천의 중심이 되었다. 신유학(新儒學)을 실천성이 강한 유학으로 재구성하여 집대성한 퇴계의 공적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독보적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21세기의 새로운 인간상을 모색하는 데에 퇴계철학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퇴계 성리학과 21세기의 생존(마이클 칼튼·워싱턴대)〓물질적 생산의 증대를 지향하는 근대과학기술의 폐해는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생태학 등 생명을 존중하는 새로운 세계관은 ‘신(新)성리학’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성리학의 세계관과 흡사하다. 퇴계의 성리학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자연을 생명의 동일체로 보고 생명의 존중을 올바른 삶의 길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계의 ‘천명신도(天命新圖)’와 인학(人學)(유명종·원광대)〓퇴계학은 ‘경학(敬學)’이며 경학은 퇴계 ‘인학’의 근본이다. 퇴계의 인학은 도덕적 성리학이며 그 출발점은 겸허(謙虛)다. 사람은 본래 성정(性情)이 선해 도덕적으로 선한 인간이 될 가능성을 타고 나지만 그것은 가능태일뿐 완성체는 아니다. 따라서 평소에 끊임없이 주경(主敬) 궁리(窮理) 실천(實踐)해야만 도덕적 이성으로 깨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정보화시대의 유교와 퇴계학(이용태·퇴계학연구원 이사장·삼보컴퓨터 명예회장)〓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촉발된 정보화는 산업화보다 더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이러한 변화는 꼭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중요한 것은 가치와 규범체계의 확립이다. ‘경(敬) 공부’를 선비들의 인격수양 기본으로 떠받들었던 퇴계의 가르침과 유교의 수양방법은 이 시대 소중한 가르침으로 다가온다.

▼이퇴계의 사회관리사상(순 주 요우·孫聚友·중국 산동사회과학원)〓퇴계는 백성들을 완전한 도덕에 이르게 하는 것을 사회관리의 기본으로 삼았다. 또한 인심풍속을 바르게 교화하고 군신일체(君臣一體)를 구축하는 것으로 사회관리의 모범을 실현하고자 했다. 퇴계의 사회관리사상을 깊이 탐구하는 것은 인류를 추동하여 지어지선(止於至善)의 상태로 진보 발전시키는 데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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