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과 홍익대앞, 성신여대앞, 강남 등지에 산재되어 있는 영상카페에서 거의 매일 상영하는 영화의 80%가량도 일본영화다.
지난달 부산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매진을 기록한 영화는 정작 일본 국내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이와이 순지의 ‘4월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개방이전 일본문화의 유포를 그리 부정적으로만 볼 일도 아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일본문화를 깎아내리거나 떠받들지도 말고 제대로 알고 맛보자는 움직임도 조금씩 움트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지룡씨의 책‘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와 영화감독 이규형이 8월에 펴낸 ‘J J가 온다’도 그 중의 하나. 7월에는 일본영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의 일본영상문화연구회도 발족했다. 영화배우 조용원씨가 대표로 있는 이 모임에서는 이달부터 PC통신 하이텔에서 ‘조용원의 일본씨네마천국’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본문화 마니아’라면 ‘열광’을 연상하기 쉽지만 천리안 ‘사카이 노리코 팬클럽’대표인 민준홍씨(25·회사원)에게 들어본 이들의 정서는 비교적 차분한 편.
“일본문화가 개방되면 대중가수들의 표절은 없어지지 않을까. 창조적이어야만 살아남는다는 각성을 갖게 하는 것. 개방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기보다 그런 면들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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