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프랑스 사회사상가의 역저. 그 새로움은 ‘혁명은 주변부, 소수 집단으로부터’라는 말로 집약된다.
저자의 논의는 국가야말로 모든 주체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반(反)생산적’ 존재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국가 권력의 탄압에 저항했던 그동안의 혁명도 결국 권력장악을 위한 정치에 불과했다고 본다. 거대한 권력을 장악하려는 거대한 움직임, 거대한 정치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국가를 소멸시키겠다던 옛 소련이 강력한 국가지배 사회가 되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중요한 것은 미시적 움직임,일상의 사소함이다. 주변부에 있는 소수 주체들의 욕망, 그 작은 ‘분자(分子)’만이 새로운 혁명을 가져올 수 있기에. 따라서 위를 지향하는 ‘수직적’ 혁명이 아니라, 사소함 소수 주변부를 통해 옆으로 나아가는 ‘횡적(橫的)’ 분자혁명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수종 옮김. 푸른숲. 18,000원. 472쪽.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