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 학생 전국 5만명…일부선 교직원식당서 점심 제공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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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그늘이 어린 학생들마저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대량실직사태로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을 갖고 오지 못한 아이들은 풀죽은 모습으로 학교 급식을 마주한다.

28일 낮12시반 서울 C여중 교직원 식당.

대부분의 교사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뜨자 교복차림의 여학생들이 하나 둘 식당으로 들어섰다. 학교에서 주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이 학교에는 이런 학생이 12명이나 된다. 식당 한편에 마련된 칸막이 안에서 조용히 식사를 마친 이들은 친구들의 눈에 띌세라 서둘러 식당을 빠져나갔다. 칸막이는 식사도중 아이들이 교사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학교측의 배려.

점심을 준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가 파악한 전국의 중고생은 현재 2만4천여명. 학교급식의 전면실시로 정부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각 시도교육청이 급식비를 지원하는 초등학생까지 합치면 지원대상은 5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는 올해 초 중식지원비로 한끼에 2천5백원씩 46억1천8백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상학생이 늘어나 32억원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서울의 경우 중식비를 지원받는 학생은 △초등학교 6천6백10명 △중학교 1천4백1명 △고교 2천6백68명 등 1만6백79명으로 지난해보다 67.5%나 늘었다.

1백80명의 학생에게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는 서울 S초등학교는 학기 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급식비 지원 대상을 파악한 결과 3백여명의 학부모가 지원을 희망했다.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의 중식비 지원예산도 당초 17억7천만원에서 30억9천만원으로 늘었다.

〈홍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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