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실직자 무전취식 『배짱』…『차라리 감옥이 낫다』

  • 입력 1998년 4월 19일 19시 30분


“길거리보다는 차라리 감옥이 낫습니다.”

상습 무전취식 혐의로 19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연행된 노숙자 김모씨(44·서울 관악구 신림동). 김씨는 17일 오후9시반경 중구 초동 T레스토랑에서 3만2천여원 상당의 음식을 시켜먹은 뒤 당당히 “나 돈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며 값을 치르지 않았다. 발끈 화가 난 레스토랑 주인 강모씨(42)는 김씨를 근처 저동파출소로 데려갔다.

지난해 11월 다니던 완구제조업체인 D실업이 문을 닫기 전까지 김씨는 박봉에 홀아비 신세일망정 하루 세끼는 꼬박꼬박 챙겨먹을 수 있는 처지였다.

그러나 회사가 문을 닫으며 퇴직금과 월급도 제대로 못받고 실직한 김씨는 2월말부터 서울역과 용산역 등 지하철역 주변을 전전해야 했다.

지난달 19일 굶주리다 못한 김씨는 중구 명동의 한 식당에서 무전취식으로 붙잡혀 3일간 구류를 살았다. 경찰서유치장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맛을 들인’ 김씨는 1일에도 서울역부근 식당에서 같은 일을 저질러 5일간 유치장생활을 한 뒤 세번째 잡혀오도록 ‘만들었다’.

〈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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