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 부담』 월말부부 는다…『週한번서 月한번으로』

  • 입력 1998년 3월 16일 19시 38분


‘주말부부에서 월말부부로.’

IMF한파가 주말부부의 금실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지만 그래도 주말에는 가족을 만난다는 ‘희망’이 있었다. 남들은 모르는 나름의 오붓함도 ‘쏠쏠’했다.

그러나 올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교통비 부담은 늘었는데 수입은 오히려 줄자 주1회 상경에서 월1회로 ‘가족상봉’을 조정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대기업 과장으로 전북 군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42)는 지난해 가을 이곳으로 발령받은 뒤 주말마다 비행기를 이용해 서울을 다녀왔으나 2월부터 한달에 한번으로 상경횟수를 줄였다. 상여금을 일부 반납키로 한데다 월급도 20% 삭감돼 한달에 40만원이 넘는 ‘주말비용’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고교교사인 부인과 딸을 서울에 두고 2년째 전주에서 ‘홀로’사는 회사원 박모씨(53)도 지난해까지는 매주 자가용으로 서울에 다녀왔으나 올들어선 2주에 한번으로 횟수를 줄였고 교통편도 일반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가족은 서울에 두고 혼자 울산에 내려온 직장인이 많아 ‘울산총각(울총)’이라는 말까지 생긴 울산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IMF한파 이전에는 토요일 오후 서울행, 월요일 울산행 첫 비행기편은 항상 만원이었으나 올들어서는 ‘러시아워’에도 탑승률이 60% 정도.

초등학생 남매를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홍보실 이병호차장(43)은 “지난해까지는 매주 비행기로 서울에 다녀왔으나 올들어서는 한달에 한두번 심야 우등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이것도 어려울 것 같아 가족회의끝에 아예 울산으로 이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광오·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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