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몸도 예술』…「이미지 시어터」창단공연

  • 입력 1998년 1월 12일 19시 48분


춤추는 김효진(28), 살아있는 조각 이윰(27), 음악을 하는 김동섭(25). 장르가 다른 젊은 예술가 세 명이 어느 날 선언을 했다. “춤 설치미술 비디오아트 음악 연극 마임…. 기존 장르구분은 한계가 있다. 이 모든 것을 이미지로 통일하자. 예술가가 만들어내는 색채와 형상, 움직임과 소리가 빚어내는 총체적인 이미지로 시어터(극장)의 빈 공간과 시간을 채워나가자.” 이들이 16일 오후 7시반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첫 공연을 갖는다.‘이미지시어터’ 창단공연. 모든 표현수단들이 몸을 매개로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해간다는 뜻으로 ‘보디 드로잉(Body Drawing)’이란 제목을 붙였다. 왜 사람들은 순수예술에 대해서는 열광하지 않을까. 김효진과 이윰의 공동작업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오랜 논의끝에 순수예술이 생동감과 감각적인 에너지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났다. 바람직한 작품은 예술가가 자신의 몸을 통해 생동감과 에너지를 직접 전해 줄 수 있는 라이브공연의 형식이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1년에 가까운 준비작업이 끝나갈 무렵인 지난 연말 김동섭이 합세했다. 공연은 3장으로 진행된다. ‘튀어나온 것에 대한 관심’에는 가슴 엉덩이 무릎 등 튀어나온 부분에 투명한 설치물을 부착한 8명의 행위자가 나와 단순한 멜로디가 반복되는 전자음악에 맞춰 움직인다. ‘유리디케와 오르페우스’.보드랍고도 질척한 진흙과 민들레 홀씨같은 노란 솜털로 스스로를 빚은 이윰. 여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김동섭이 연주하는 전자콘트라베이스의 선율이다. ‘회전하는 원을 그리다’에는 김효진의 춤과 이윰의 비디오, 김동섭의 음악이 수없는 원을 그려나간다.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창무회를 거쳐 ‘미지예’에서 활동중인 김효진. 생명없는 조각품을 만들기보다 에너지와 감정을 담기 위해 스스로 ‘살아있는 조각’이 되고자하는 홍익대 조소과 대학원생 이윰. 음악의 조립과 해체를 통해 카오스음악을 추구하는 김동섭. 줄거리 위주의 논리적 이해대신 자유연상과 느낌만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이들의 실험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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