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동대문시장 밤풍경 달라졌다…소매상줄고 고객늘어

입력 1998-01-08 20:42수정 2009-09-2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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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 동대문시장의 밤품경이 ‘확’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는 옷이 가득한 대형 봉지를 들고 다니는 서울과 지방 소매상인들로 북적이고 일부 젊은이들이 밤쇼핑을 하는 정도였으나 요즘엔 일반 고객이 소매상인과 맞먹을 정도로 늘었다. 불황 탓에 소매상인이 줄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0∼50% 감소했으나 전체 고객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시장이 도매 중심에서 도소매 겸용으로 바뀌면서 대부분 가게가 일반 고객에게도 도매와 비슷한 값에 팔고 일부 가게는 세일도 하고 있다. 동대문시장 디자이너클럽의 상인회장 고승찬씨는 “지난해 추석부터 일부 가게가 소매를 시작했고 요즘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오전1시경 동대문운동장 동북쪽 도로 주변. ‘패션DJ’들이 틀어주는 댄스음악이 요란한 가운데 쇼핑백이나 핸드백을 든 20대가 2,3명씩 몰려다니고 있었다. 일본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를 쓰는 20, 30대 남녀도 많이 눈에 띄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여파로 한국의 옷값이 싸져 ‘쇼핑 관광’을 온 외국인들이다. 디자이너클럽 건물 5층 엘리베이터 앞 ‘게스후Ⅱ’ 매장. 벽에는 실크나 양털 소재의 넥타이와 코트 등이 걸려 있었고 상품 아래에는 ‘세일’이라는 안내판이 닥지닥지 붙어 있었다. 소매상인들보다 20대가 더 많이 몰렸다. 남자친구와 함께 쇼핑 온 김모씨(22·대학생)는 “백화점에서는 20만원을 줘야 할 코트를 5만원에 샀다”며 즐거워했다. 그 옷은 지난해까지 9만원에 팔던 것. 주위의 아트플라자 혜양엘리시움 팀204 등 상가에서는 상당수의 가게가 세일중이었다. 대부분 1월말까지 세일을 계속할 예정. 팀204 상가운영회 총무 양규석씨는 “도매기능이 위축될 수 있어 세일을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낱개로 살 땐 도매가와 시중가의 중간값을 줘야 했으나 최근엔 도매가보다 10% 정도의 값만 더 주면 살 수 있는 것도 큰 변화. 스웨이드 바지는 1만5천∼5만원, 스커트는 1만원 안팎, 니트 재킷은 3만원, 패딩 조끼는 1만∼1만5천원, 패딩 잠바는 2만∼2만5천원, 순모 코트는 5만원이면 살 수 있다. 남대문시장도 소매 기능을 강화하기는 마찬가지. 의류 구두 잡화 그릇 도매상가에서 주변 대형백화점의 세일에 맞춰 맞세일하는 가게가 많다. 삼익패션타운 2, 3층 여성의류매장의 일부 가게는 문을 닫을 무렵 ‘특별 할인행사’를 벌인다. 면 폴라셔츠는 3천∼5천원, 스판덱스 바지는 1만∼1만5천원. 삼익패션타운 맞은편 아동복상가의 마마 부르뎅 크레옹 포키 등의 매장에서는 정오∼오후3시 일부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50% 이상 싸게 판다. 어린이 패딩코트는 1만5천원, 바지는 5천∼7천원, 티셔츠는 3천∼7천원. 남대문시장은 주차 공간이 모자라 불편했으나 최근 오후10시∼오전7시 세종문화회관 옆 주차장에서 남대문시장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상훈·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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