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의 주부경제]알짜회사 고르기

  • 입력 1997년 12월 22일 08시 11분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장보러 가기 겁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오르고 있어요. 살림살이에 어려움이 많으시죠?

근데요 기업들은 더 죽을 맛이래요. 우리나라의 기업을 대표하는 상장회사만 해도 올들어 60여개나 쓰러졌다니 말이에요.

상장사가 부도를 내면 주식값은 하한가행진을 계속하는 게 보통이죠. 그래서 요새 주식을 살 때는 부도를 내지 않을 회사를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예요.

현대증권 이헌협(李憲協)기업분석팀장은 투자하기에 「안전한」 회사를 고르려면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를 꼼꼼히 봐야 한다고 강조하세요.

어휴 암호같은 숫자만 가득한 재무제표를 우리같은 초보자들이 어떻게 읽어요? 재무제표는 또 어디서 구하나요?

어느 증권사나 상장회사의 재무내용을 담은 책자를 객장에 비치해놓고 있어요. 현대증권은 「상장기업분석」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씩 개정판을 내놓는대요.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은 인터넷(http://www.stockmarket.co.kr)을 통해 최신자료를 볼 수도 있고요.

이팀장은 복잡한 재무정보 중에서 부채비율 금융비용부담률 등 몇 가지만 보면 큰 실수는 하지 않을 거래요.

부채비율은 금융기관에 진 빚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수치예요. 이 비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부도날 염려가 적다는 거죠. 매년 금융기관에 이자 등으로 줘야 하는 금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금융비용부담률도 중요해요. 금융비용부담률이 15라는 것은 1년에 1백억원을 팔아 15억원이 이자로 나간다는 얘기예요.

최근 부도를 낸 기업들은 부채비율이 500%, 금융비용부담률이 10이상 된다고 이팀장은 귀띔하세요.

요즘엔 흑자를 내면서도 당장 갚을 돈이 없어서 무너지는 회사도 많대요. 이런 회사들은 「주당현금흐름」으로 걸러낼 수 있어요.

당기순이익에 감가상각비처럼 현금지출이 없는 비용을 더해 발생주식 수로 나눈 주당현금흐름이 클수록 자금조달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죠.

하지만 이런 지표들이 좋으면 주식값이 비쌀 거 아니에요? 그래서 실제로 주식투자를 하기 직전에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배율(PER)이나 주가를 주당현금흐름으로 나눈 주가현금흐름배율(PCR)이 유용하게 쓰인대요. PER나 PCR는 객장 컴퓨터에서 볼 수 있어요.

다음 주에는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사장이 알아두면 편리한 증권회사 부대서비스를 설명해 주시겠대요.

김영란<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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