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는 책마다 히트 「가지않는 길」사장 강성원씨

  • 입력 1997년 12월 4일 07시 44분


출판계의 무서운 아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신데렐라 탄생인가. 내로라하는 출판사들도 불황 한파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는 요즘, 기획 제작 편집에서부터 영업 홍보에 이르기까지 1인5역을 떠맡으며 출판사를 꾸려가고 있는 젊은 여성이 화제다. 「가지않은 길」의 강성원씨(25). 첫 책으로, 현장 인터뷰를 통해 대학내 성차별 문제를 다룬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를 펴냈다. 여학생들이 대학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의 실체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 분야에서 드물게 발로 뛴 사례집이라는 평. 인구의 한쪽 절반에만 대부분의 기회가 주어지는 불평등 구조를 「토끼와 거북」의 경주에 빗대고, 「왜 이들은 땅에서만 경주를 해야 하는가. 만약 바다에서 경주를 한다면…」이라는 문제제기가 신선하다.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가에서 주문이 밀려 한달만에 2쇄를 찍었다. 두번째 책으로 「아르마다」와 「1587년―아무 일도 없었던 해」를 내놓았다. 각각 레이 황과 게럿 매팅리의 역저를 번역한 이 책들은 1587년 유럽과 동양의 역사를 대비한 문제작. 강씨는 『출판여건이 어렵다지만 좋은 책, 깊이 있는 책을 계속 펴낼 생각입니다. 양서를 기다리는 독자층이 의외로 두껍다는데 놀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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