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앞 트리 설치 『고민되네』…경제위기에 찬반논란

  • 입력 1997년 12월 3일 19시 48분


「올해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서울시가 매년 성탄절을 맞아 시청앞 광장에 밝혀온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의 고민은 주름살이 깊어진 우리나라의 경제사정 때문.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계획이 발표되는 등 안팎으로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할 경우 시민들의 질책이 있으리라는 게 신중론자들의 지적. 그러나 지난 62년에 시작해 35년간 국내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트리로 자리잡은데다 내외국인 관광객과 일반 시민들이 트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많이 해 「서울의 얼굴」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트리 제작비용이 1천3백만원정도여서 별로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었다. 서울시는 2일 오전 국장급이상 간부들이 모여 트리설치 여부를 긴급 논의했다. 논란이 심해 최종결론은 내리지 못했지만 예년대로 트리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다수여서 일단 설치키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대신 서울시는 성수대교의 야간조명시설 가동을 잠정 중단해 이 비용을 충당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시직원과 시민들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들어보고 트리 설치에 관한 결론을 낼 것』이라며 『설치로 결론이 날 경우 22일 점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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